25화. 엄마가 보고 싶은 날

리분동지의 신혼(그림) 일기

by Jessie


가끔 그런 날이 있는 것 같아요. 엄마가 유난히 보고 싶은 날.








결혼을 하고 나서는 전화 목록을 둘러보아도 전화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괜한 망설임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손가락은 언제나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건다. 오늘도 어두운 집에 먼저 들어가는 일은 내 몫인데 그럴 때마다 엄마가 떠오르곤 했다.







머리로는 잘 알지만 마음으론 섭섭한 일,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는 말을 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꾸만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를 따라 한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결심했지만 결혼은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일이 아니라 또 다른 홀로서기 였기에 나는 이런 나의 마음을 어디에 터놓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엄마라고 나를 위로해주는 것은 아니다. 9할이 잔소리라면 1할 정도가 나에 대한 안쓰러움 같은 것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자꾸 전화를 거는 이유는 아마 이런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엄마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엄마는 어두운 집에 들어와 거실 등을 켜면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엄마는 매일 저녁 혼자 밥을 먹으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엄마는 오늘도 친구(=tv)와 함께 라며 웃어 보였지만 사실 엄마의 내공이 되기까지는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감수해야한다는 것을 엄마를 보며 느낀다.






"엄마, 오늘은 나도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 먹고싶다. 설거지는 내가 잘 할 수 있는데"










그래도 혼밥은 거르지 않는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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