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미안해서 미안해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by Jessie

미안해서 또 미안한 사람, 아마도 그건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이 아닐까요?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인생의 어려움을 마주했다. 그간 남편의 회사를 떠나갔던 사람들이 했던 이야기를 곱씹어보면 언젠가는 이런 결과가 올거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타격이 컸던 모양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며 더 좋은 곳에서 일을 할 수 있을텐데 그는 서울에서 처음 정착했던 공간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컸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것만큼 상처받기가 쉽다는 것을 잘 알지만 생각보다 냉정하게 사는 일이 유독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랬고 또 그가 그래서 우리는 결국 결혼하게 된 것이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5번의 이직 끝에 상처받을만큼 누군가와 친해지는 일을 경계하게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그 것이 어려운 모양이었다. 속상한 마음에 술을 먹고 그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내내 속앓이를 하던 말들을 쏟아내자 마음이 후련했지만 동시에 미안함이 그 공간을 메웠다.


결국 미안해지고 말텐데, 굳이 그 말들을 해야했을까 후회하는 날들이 요즘은 조금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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