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웃어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인사’가 주는 작은 기쁨

by Jessie
인사를 건네고, 미소를 돌려받는 작은 기쁨



제가 부모님께 배운 것 중 가장 오래 이어오고 있으며 살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기본기는 아마도 ‘인사’ 일 겁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어른을 만나는 일이 잦았고, 인사는 무엇보다 먼저 배우는 일상이었습니다. 하굣길, 구불구불한 논길을 걷다 빨래를 널고 있던 어른과 눈이 마주쳐 꾸벅 인사를 했는데 “너 누구니?”하고 되물으시던 장면이 지금도 문득 떠오릅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괜히 인사하지 않는 게 예의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렇게 저는 오랫동안 ‘아는 사람’에게만 인사를 건네며 살아왔습니다.


그 고정관념을 처음으로 흔들어준 사람은 대학생 시절 만난, 유난히 인사성이 좋았던 남자친구였습니다. 버스에 오르며 기사님께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 하나로, 그 존재 전체가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사람을 곁에 둔 덕분에 저 역시도 다시 인사를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아는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도요. 그리고 그 작은 습관은 외국생활을 하며 친구를 사귀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먼저 씩씩하게 인사를 건네는 편입니다. 그 인사 덕분에 마음을 주고받는 친구가 생겼고, 같은 층에 사는 이웃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처음에는 금세 떠나고 말 외국인쯤으로 여겨지던 우리에게 이제는 먼저 미소를 건네고, 때로는 손을 흔들며 아이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이방인의 벽을 허물고 이웃이 되기까지는 늘 아주 작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요즘, 먼저 웃어보는 쪽을 기꺼이 선택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습니다. 그 선택 하나로 세상은 생각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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