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배우며, 이웃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베트남어를 배우며 마음도 함께 성장하는 시간

by Jessie


베트남에 다시 돌아오며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하나 있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조금 더 잘 적응하기 위해, 언어를 배워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하고, 가까이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었으니까요.


베트남어를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혀와 입이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더듬거리며 따라가야 하고, 문장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도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공부가 즐겁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늘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간판을 조금씩 읽어낼 수 있게 되었을 때, 매일 아침 마주치는 경비원 아저씨와 청소 아주머니에게 안부를 한 마디 더 건넬 수 있게 되었을 때, 저는 이곳에서 조금씩 이방인의 자리를 벗어나 이웃이라는 이름으로 건너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사람들은 낯선 언어를 더듬거리며 말하는 저를 조급하게 재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천천히 기다려주고, 끝까지 들어줍니다. 아직 서툰 말 한마디에도 “잘하고 있어 “, ”대단해 “라는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언어 하나를 배우고 있을 뿐인데, 이곳에서는 관심과 응원이 넘치게 돌아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베트남에서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무너지고 금이 갔던 마음을, 다시 차분히 쌓아 올리는 중입니다. 마흔을 앞두고 듣는 칭찬은 사람을 이상하게도 어린아이로 되돌려 놓습니다. 조금 더 잘하고 싶어지는 마음, 한 마디라도 더 건네보고 싶은 욕심들이 그러하겠지요.


하루 두 시간, 어학당에 앉아 언어를 배우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저는 단어와 문장뿐 아니라, 한계를 넘는 법과 편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말을 배운다는 건, 결국 타인에게로 한 걸음 다가가는 일이라는 것을 이곳에서 조금씩 알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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