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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의 신선한 일탈

요알못 워킹대학원생맘의 맛있는 다이어트 #10. 양배추 라자냐

by 워케이셔너

양배추라는 음식에는 때때로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식이섬유가 많아 건강하고, 속도 편안하고, 맛도 좋지만 아무래도 채소이다 보니 아침식사 때나 쌈을 싸 먹을 때 정도 활용하게 되는. 금방 배가 꺼지지 않을까 하는?

그렇지만 어떤 레시피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다양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2025년 1월 10일, 이 날은 연초부터 갑자기 바쁜 날이었다.

꼭두아침부터 점심시간까지 연달아 있었던 화상 미팅들, 일주일 뒤 볼 시험공부 준비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던 날이었다. 12-1시까지 블록해 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1시부터 또 중요한 미팅이 있었더랬다. 3시 반 이후에는 하원이모와 아이가 함께 오는지라,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은 이 점심시간이었음을 알아차린다.

그런데 이런 날 꼭 또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음식을 준비하고 해 먹으며 마음을 wash-out 하고 싶고, 아무거나 입에 넣고 싶지 않은 그런 좀 고집스러운 날이기도 했다.

그래서 여느 때처럼, 저장해 두었던 건강식 쇼츠 레시피들을 셔플 하여 찾다 보니, 꽤 많은 인플루언서 분께서 친절하게 든든한 양배추 레시피를 공유해 주셨다. 나는 그 레시피에 또 영감을 받아 내 방식대로 재구성해 보았다.. 일종의 선순환이라고나 할까?

[10분 컷 간단 양배추 라자냐]

1. 두부 반 모를 전자레인지 가능 용기에 으깨 넣는다. 부침용, 찌개용 크게 상관없다.

2. 뚜껑을 열어두고 5분 정도 퓨란 물질을 날린 참치캔에서 식성과 먹는 양에 알맞게 참치 반 캔~한 캔 분량의 참치를 빼내서 얹어둔다.

3. 양배추는 스테이크 전체 크기 한 개 분량으로 썰어낸 뒤, 물 (또는 식초물)에 담갔다 빼내어 헹구어 준다. 그 뒤, 양배추만 썰어둔 모양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약 3분간 돌려 간단히 익혀준다.

4. 양배추를 2. 위에 비스듬히 펴서 얹어낸 이후, 토마토소스를 2-3스푼 얹어준다. (혹은 토마토를 잘게 썰어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

5. 기호에 맞게 피자치즈 또는 체다치즈 약간을 얹어 다시 2분 (1100 W 전자레인지 기준) 익혀준다.

6. 파슬리가루나 허브잎 등을 얹어서 함께 먹으면 완성.


피자치즈와 살짝 들어간 토마토소스 덕분인지, 제법 든든하면서도 밀가루 없는 라자냐 느낌의 요리가 완성되었다. 두부와 참치가 꽤 들어간 관계로 든든한 점심 한 끼로도 손색이 없었다.

양배추나 두부, 참치가 냉장고와 팬트리 안에서 곱게 잠들어 있다면, 한번 그들을 살살 깨워 이런 요리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는지.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바쁜 와중에 휴식을 주기도 하고, 정신을 쉬게 하고 손만 놀리며 때로는 멍 때릴 기회를 주기도 하고,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음식은 결국 나를 구성하는 세포 하나 하나로 만들어질 거고, 그게 나의 생각과 의식, 그리고 나의 인생을 만들어 낼 거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요리를 못하지만, 바빠도 음식만큼은 조금 더 챙기고 싶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단하지만,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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