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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Apr 21. 2022

체리 꽃이 피었습니다.

체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체리나무의 종류는 수십 종이 있고, 그 종에 따라 피는 시기가 다르다. 

남부지역에 위치한 우리 농장은 순차적으로 4월 초 시작하여 4월 중순 절정을 이루었다.  


체리꽃이 피면, 가장 바쁜 건 벌들이다.  이 곤충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해 주느냐에 따라  

열매의 결실량이 결정된다. 이제는 절대 벌 한 마리도 집에 들어오면 죽이지 않고, 쫓는다.  


체리는 서로 다른 종의 꽃가루가 섞여야 열매를 맺는다. 

이 벌들이 체리꽃 이 꽃 저 꽃을 날아다니며, 가루를 옮겨 전달될 때 수정이 이루어진다.  

꽃이 진 자리에 조그맣고 초록 빛깔의 열매가 생긴다.  

벌이 많으면 다행이지만, 벌이 적다면, 사람이 도와줘야 할 때도 있다. 

우리 농장이 한건, 시중에 먼지떨이로 판매되고 있는 

타조털을 들고, 농장의 꽃들을 한번 쓱 쓸어주는 것이다. 

사람이 벌의 역할을 함께 해주는 것이다.  


체리꽃은 찰나의 화려함을 뽐내고 나면, 이내 시들어 버린다. 

꽃의 화려함과 찰나의 순간이 마치 우리의 젊은 날의 시간 같다.


자연의 모든 것이 그렇듯, 오랜 시간 지속되는 건, 

화려했던 그 모습의 기억과 추억이 아닐까?


작은 초록색 빛깔의 열매는, 햇살을 받아 점차 빨간색 체리로 성장해 나간다.  

체리 꽃 필 무렵,

점점 체리 농부는 바빠지게 되고, 설레게 된다. 


맛있는 체리가 기대되고, 

체리철이 되면 함께 할 사람들과의 만남에 설레고,

가족이 함께 이 맛있는 체리를 먹을 수 있는 

삶의 시간이 아직은 남아있기에 감사하게 된다. 


체리꽃이 필 무렵,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햇살이 가득 피어오르는 체리농장으로 나아간다.  


By 브런치 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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