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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19 [,]

비워야 채우지

by 여백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정말 다양한 사례를 경험했.

그 중 나에게 가장 깊게 와닿았던 사실 하나가 있다.

사람은 매번 달라지지만 무언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먼저 다가간 사람과는 모두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건이 좋거나 나쁘거나를 떠나서 뭔가 이성적인 끌림과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면 적극적으로 행동했었는데, 남자들에게는 그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걸까.


두어 번 만난 뒤 (내가 고백을 한건 아니지만) 정중히 만남을 중단하자는 의사를 표하는 남자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지극히 양반이었다.

연락을 끊어버리거나 급 차단하는 비매너인 사람들도 만났고, 가장 최악은 거의 3개월을 만나놓고 고백도 안 하고 간만 보며 나의 승부욕을 자극했던 쓰레기 같은 남자도 있었다. 이 전 글에 다 담을 수 없었지만 이 사람과는 정말 나쁘게 끝이 났다.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만 그 안에서 얻는 교훈도 있었다.

아무리 좋아도 먼저 다가가면 안 된다는 것.


그러다 2024년 3월, 착한 남자친구를 만났다.

이제 내가 먼저 움직이면 안 되는 것을 알았기에 초반 탐색전에서 연락이 안 와도 절대 조급해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수동적 인척 했던 것 같다.


큰 싸움 없이 아기자기하게 잘 만났다.

2024년 8월, 이제 120일이 조금 넘은 것 같은데, 슬슬 남자친구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과거의 나는 권태기가 좀 빨리 오는 편이었다.

이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잘 대처해 나가면 오래 만났고 그게 아니면 결국 이별로 마무리 됐었다.


이번에는 과거를 거울삼아 현명하고 성숙하게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 내가 짜증을 내더라도 귀엽게 봐주고 아껴주며 사랑해 주는 “아름다운 인연”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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