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3. 성장촉진 보드게임 팁-(3)규칙을 지배하는 자
아주 기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렇기에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규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담실에서 아이와 만나기 전에 아이와 함께 할 보드게임의 규칙은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규칙을 모르는 상태로 아이와 만나게 되면 규칙을 숙지하는데 제한된 상담시간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아이의 역동을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규칙을 숙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들이 오고 갈 수 있는 시간을 허비해 버리게 되겠지요.
이뿐만 아니라, 상담선생님이 규칙을 잘 모르는 상태로 아이를 만나게 되면 아이가 반칙을 사용할 때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반칙을 하는 때는 선생님이 개입하기 좋은 순간인데, 선생님이 아이의 반칙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가게 되면 중요한 개입의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평소 규칙 위반 행동이 잦아서 상담실에 오게 된 아이의 경우, 반칙을 하는 순간은 놓칠 수 없는 개입의 기회입니다. 규칙을 잘 모르면 이런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규칙을 미리 숙지하는 것은 강조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모든 장면에서 원래의 규칙으로만 아이와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서 아이와 합의 하에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규칙을 잘 알고 있어야 규칙을 변형하거나 간소화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보드게임 규칙서에는 사용연령이 적혀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의 연령과 게임의 사용연령이 적합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용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아이 연령에 맞지 않는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쉬운 게임이라면 아이가 흥미를 갖기 어렵겠지요. 특히 연령에 맞지 않는 어려운 게임이라면 좌절감만 느낀 채 게임이 끝나버릴 수 있습니다.
아이가 상담실에 있는 보드게임을 둘러보다가 본인 연령보다 높은 연령에게 적합한 게임을 고르는 경우, 상담선생님은 "네가 고른 게임은 3학년부터 할 수 있는 게임이라서, 1학년인 너에게는 어려울 수 있어."라고 안내해 줄 수 있겠지요. 어려운 게임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에도 아이가 해보겠다고 한다면 그때는 규칙을 설명해 주고 게임을 함께 하면 됩니다. 아이가 선택한 것이니까요.
그렇게 게임을 시작하고 보면, 제법 잘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어렵다고 중도포기를 외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도포기를 외치더라도 '원래 언니, 오빠들이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가 느끼는 좌절감은 덜 할 것입니다. 반면에, 아무런 설명 없이 게임이 시작되었는데, 아이 입장에서 도통 규칙이 이해되지 않고 계속 지는 상황이 이어지면 '난 왜 이렇게 어렵지, 왜 이렇게 못하지'라는 생각에 실망하고 좌절할 수 있어요. 연령에 맞지 않게 어려운 게임을 못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뭐든지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아이는 규칙을 모르더라도 아이를 만나는 선생님은 규칙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한된 상담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고, 아이의 역동을 관찰하며 개입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요. 또, 아이가 규칙을 바꾸자고 한다거나, 아이에게 규칙이 너무 어려워서 간소화해야 할 때와 같은 변칙적인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본적인 규칙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