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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May 10. 2020

글쓰기 방법 무시하기

빨간색, 파란색 펜 이용하기


빨간색, 파란색 펜으로 쓱쓱 글 고치는 맛이 있다.  문단을 삭제할 땐  파란색 펜으로 X 자 표시를 한다. 빨간색 펜은 글을 수정하거나 단어를 첨가할 때 사용한다. 원고를 다시 워드에 입력하고 수정된 원고를 또다시 출력한다.  원고를 빨간색, 파란색 펜으로 퇴고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 과정을 거듭하면 할수록 글이 선명해진다.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계속 되물어본다.


수능시험 보던 때가 생각났다. 기억 속에 묻혀있었는데 빨간색, 파란색 펜을 보니, 그 시절이 다시 떠오른다. 교과서를 소설책 보듯 10번씩 읽고, 영어 참고서도 소설 보듯 10번씩 읽었다.  군대를 마치고 머릿속이 텅 비어있던 시기다.  


궁금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찾아서 공부하고, 기출문제를 계속 풀었다.  틀린 부분을 빨간색, 파란색 펜으로 체크하는 재미가 솔솔 했다.  잉크가 종이에 묻는 그 느낌이 좋았다.   이 방식으로 공부하니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고, 출제자의 문제 패턴이 보였다. 단, 수학만 예외다. 난 수포자다.  2문제 이상 풀어본 적이 없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머릿속에 바람만 분다.  


초고를 출력해서 한눈에 종리를 훑어보면 눈에 뜨이는 문단이 보인다.  그 문단을 앞쪽으로 올린다. 파란색 펜으로 각 문단의 순서를 정하고, 워드로 자르고 붙여 편집한다.  타자기였으면 어렵겠지만 워드로 편집을 하면 간단하게 된다.  하긴 누구 요즘 타자기를 쓰겠는가. 책에서 이런 식으로 글 쓰는 걸 본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목차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게 키워드를 뽑아 글을 쓴다.  이 방식으로 해봤는데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수학을 포기하듯, 글을 포기했다.  책은 역시 나에게 무리라 생각했다.  


심리상담 공부를 하며 자연스레 문장 편집을 하게 됐다. 심리상담 사례를 녹취하면서 상담가가 어떻게 내담자의 실제 문제를 찾아가는지 확인하는 공부를 했다. 처음에는 모든 내용을 꼼꼼하게 워드에 입력했지만, 반복하면서 핵심문장을 제외하고는 편집을 하게 됐다.  에센스만 파악하기에도 상담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하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중심으로 편집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앞쪽으로 배치하면  경우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다.  기존의 기승전결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 도입부에서 벌써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자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다.  각자의 성향에 맞는 글쓰기 방식이 있을  있다. 그런데  쓰기나 글쓰기 강좌는 일반적인 방법을 강의하는 듯하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없는 방법이다.  각자 자신의 성향에 맞는 방식을 찾는  중요하다.  


녹음하고 녹취로 초안을 만들고, 꼭 종이로 출력을 한 후  파란색 빨간색 펜으로 수정을 한다. 집에서는 글 쓰는 작업이 어렵고, 조용한 사무실에서 혼자 쓸 때 잘 써진다.  초고 입력은 아이패드로 할 때 제일 편하다. 수정할 때는 PC를 이용하고 있다.  아마도 요즘 시력이 좋지 않아  눈부심 때문에 그런 듯하다.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 내가 찾아낸 나만의 글쓰기 방법이다.





기능성 스타킹 쇼핑몰 <도쿄뷰티넷> 대표

녹취를 통한 자기 치유 글쓰기와 WPI 심리 컨설팅

생계형 독립제작자, WPI 심리 연구가, <어쩌다 심리> 독립 서적 출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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