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0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래도 낭만.

낭만을 팔겠어요.

by 이축구 Mar 17. 2025
아래로

매출에 대한 고민을 할 때마다, 1차원적인 대책만 떠올랐다. 당장 할 수 있는 전단지 돌리기, 당근 광고 태우기와 같은 것들 말이다. 매일같이 전화 오는 온라인 마케팅업체에 가게홍보를 맡겨볼까도 생각했다. 다행히 작은 가게였기 때문에 월세가 저렴했고 나 혼자 운영하는 1인 가게였기 때문에 마이너스 매출은 아니었다. 그래서 조급함을 조금은 미뤄둘 수 있었다.

초리빤과 가게 전경초리빤과 가게 전경

그러던 와중 '엘 풋볼'을 차리기 전, 내 인생의 와이(why)를 찾아주었던 함민규가 바쁜 일을 뒤로하고 가게로 찾아왔다. 


"나는 사람들의 순수했던 시절의 꿈을 상기시켜, 

그들의 단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게, 낭만 있게 하겠다."


기본학교 동기 함민규는 이 문장을 다시금 내 머리에 상기시켜 주었다. 내가 잊고 있었던 '엘 풋볼'의 존재이유와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렇다. 내가 어떤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가게를 차렸나? 돈을 벌자고 했으면 차라리 대중적인 메뉴의 술집을 하거나 차라리 다른 일을 했어야 했다.

입간판.입간판.

복잡했던 머리가 심플해졌다.


시원했다.


아주 경쾌하게 명쾌해졌다. 

"매출은 일단 덮어두자.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지금 당장 대단한 적자도 아니다. 고집스럽게 '엘 풋볼'에서는 낭만을 팔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그리고 그 다짐 안에서 나 스스로 허락되는 변화만 가게에 가져오겠다고 생각했다. 가혹할 정도로 격렬했던, 2024년이 다 지나가고 있었다.

월요일 연재
이전 23화 기세.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