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까지 바래다주는 차 안에서 고3 딸내미가 피곤한지 깊은 한숨을 쉰다.
잠깐 가는 동안이라도 눈을 붙여보라 했더니 대답 대신 쌕~쌕하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생경한 그 소리에 뒷좌석을 돌아보니 어느새 모로 누워 까무룩 잠들어버렸다.
앞 차 뒤꽁무니로 아기 그림과 함께 Baby in Car 스티커가 보인다.
저 차 안에 있을 아기처럼, 카시트에서 가르릉 가르릉 고양이 잠자던 딸이 어느덧 망아지만한 수험생이 되어버렸다.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걸까?
이제 입 벌리고 자는 모습은 변해버렸지만 쌕~쌕 들숨과 날숨을 내뱉는 소리만은 예전 그대로 인 것 같다.
새근새근 한 공기가 차 안을 가득 메워 나도 모르게 방지턱도 조심조심, 속도도 살금살금 ....
거북이 아빠로 되돌아가게 된다.
마지막 교차로의 좌회전 신호를 보내려고 정지선에 천천히 정차했더니 창문 너머 교통경찰이 왜 가지 않고 양보하냐고 묻는 듯 경광등을 움직인다.
아기가 타고 있어서요... 혼잣말을 해본다
우리 아이 다음 신호 바뀔 때까지 3분만 더 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