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Buenos Aires To Bariloche
2시간 20분의 비행거리.
비행기는 1,600km를 날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바릴로체로 간다.
한반도의 12배가 넘는 땅.
우리나라보다 600만 명이 적게 사는 나라.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수도권에만 2,000만 명 가까이 사는 나라.
사람보다 소가 더 많다는 나라,
아르헨티나.
창밖으론 끝도 없이 광활한 대지가
1시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 같은 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땅이다.
아르헨티나 1일 1비행 1도시 일주를 시작하는
첫 비행.
창밖으로 이어지는 생경한 풍경들을 보면서
깜짝 놀란 게 하나 있다.
바로,
비행기 그림자
지금까지 나름 비행기를 많이 탔다고 생각했는데, 비행기의 그림자를 본 적은 처음이었다.
나를 졸졸 쫓아오는 강아지마냥 따라오는
비행기 그림자.
생경하고 귀여운 풍경에
내내 비행기 창에 이마를 대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비행기 그림자는
내가 비행기를 탈 때마다 있었을 텐데.
매번 구름 위를 날았거나, 도시의 건물 위를 나느라
미처 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부산행 비행기 안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걸
지구 반대편까지 와서야 발견하다니.
삶 속에서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움은
또 얼마나 될까,
아득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비행기 그림자를 데리고
바릴로체에 도착했다.
바릴로체에서 비행기 그림자를 발견한 이후로
비행기만 타면 창에 이마를 대고 비행기 그림자를 찾았다.
그 전엔 보이지 않던 부산행 비행기 안에서도 비행기 그림자를 발견했다.
여행이 내게 남겨 준 선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