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가 되고서야 비로소 깨달은 이치
프리랜서 마케터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온오프조이입니다. 올해 초부터 마케터로서 회사에서 독립해 프리랜서 마케터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 3일은 출근하고 나머지 날은 집에서 일을 하거나,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일을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러한 삶을 '프리랜서'라고 말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반은 직장인의 삶을, 또 절반은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어요. 어찌 보면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다른 삶의 양태를 보이는 프리랜서의 삶과 스스로 느끼는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회사는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어
회사는 사실 개인이라는 존재 자체와 공생하고 회사에서 일함으로 개인으로서도 회사 존재 자체로도 성장하는 쌍방 합의된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자체로도 정당하게 일해서 번 돈으로 소비도 하고 삶도 영위하기도 하고요. 회사와 개인은 행복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함께하는 존재가 아닐까 이상적인 생각을 하던 직장인이었던 저의 꼬꼬마 시절이 생각이 났어요.
현재는 프리랜서로 3곳의 회사와 함께 일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다섯 군데의 회사에서 직장인의 존재로 출퇴근이 있던 삶을 살았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저는 늘 회사 때문에 무너졌어요. 대부분은 아마 사람 때문이었지만, 정확히 얘기하자면 회사 내 수평적인 구조가 만들어낸 인간관계 속에서 무너졌던 것 같아요.
회사는 일만 잘 한다고 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관계 등 굉장히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곳이라는 거죠. 친한 동생이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어요. 최근 한 이직한 부서에서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디스도 하기도 하고 퇴근시간에 다달았는데 회의를 준비하라고 강요하는 상사. 뭔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혔어요.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흔치 않은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사실 다양한 구조의 회사와 사람이 존재하는 한 나에게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죠. 일 년도 다니지 못한 그 회사에서 퇴사를 고려한다는 친구가 딱했습니다. 그저 저는 마음속으로 응원할 수밖에요.
"회사는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어."라고.
지금은 마케팅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지만, 2017년에는 기업에 속해 일하고 있었어요. 그 당시 일기엔 '마케팅이라는 직무가 나에게 잘 맞지 않음'이라고 적혀 있더라구요. 저는 아직도 마케팅이라는 직무로 밥벌이를 잘 하고 있습니다만, 스스로 직무에 '어울리지 않는구나' 단념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를 부정하고 자존감이 낮았던 시절이었죠.
당시는 오프라인 마케팅부터 온라인 마케팅까지 광범위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주니어 마케터의 입장에서 업무량이 과하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특히 제조업 기업에서 마케터는 영업팀과의 협업이 필수적이었는데, 영업사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힘겨웠어요. '핸드폰 번호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나..'라고 고민할 정도로 전화 통화량이 많았고, 휴가 중에도 어김없이 영업사원의 전화벨은 울렸기 때문에 휴가가 휴식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회사가 나를 좀먹어 갈 때, 스스로의 삶도 염증처럼 느껴졌던 날들이었어요. 스스로를 갖은 방법으로 위로하려고 했지만 늘 지쳤고 갑상선 항진증이 재발했어요. 갑상선 항진증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셨죠. 하지만 K-직장인의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함께하는 존재였음을. 괜히 불금이라는 단어 조차로도 행복해야 하는 퇴근길에 스스로 한없이 외롭고 허하다고 느껴졌고 저는 그때 퇴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회사가 나를 좀먹고 있어. 회사가 나를 무너뜨리려고 해!" 위험신호를 감지했던 것 같아요. 나에겐 회사를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야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위험신호. 더 이상 회사가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회사를 벗어나는 방법을 그 순간부터 늘 고민하고 떠올렸습니다.
지금도 회사로부터의 종속을 완벽하게 벗어나진 못했지만 프리랜서가 된 지금은 회사가 무너져도 스스로가 무너진 것처럼 세상의 짊을 혼자 자 진 것처럼 좌절하지 않아요. 회사와 나를 동일시하지 않게 되었죠.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였던 것을 지금은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가 나를 침몰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나는 나라는 존재로 존재할 때,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니까요. 프리랜서로서 현재는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라는 관계를 정립하고나서 조금 자유로워졌고 조금더 일하는 게 행복해졌습니다.
앞으로 프리랜서로 더 행복하게 회사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행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회사 앞에서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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