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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오프조이 Oct 19. 2022

<프리랜서의 삶> 3. 다음 주에 입금할게요.

프리랜서는 뒤통수에도 눈을 달고 살아야 하지. 


프리랜서 마케터로서 삶을 살고 있는 온오프 조이입니다. 올해 초부터 마케터로서 회사에서 독립했으며, 프리랜서 마케터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 3일은 출근하고 나머지 날은 집에서 일을 하거나 집이 아닌 공간에서 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삶을 '프리랜서'라고 말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반은 직장인의 삶을 또 절반은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어찌 보면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다른 삶의 양태를 보이는 프리랜서의 삶과 스스로 느끼는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은행 어플 비밀번호를 잃어버렸어요.
다음 주에 드릴게요.



처음 클라이언트였던 대표님은 마케팅 대행비 입금 날이 다 되어도 입금을 하지 않으셨고, 결국 사나흘이 더 흘러버렸다. 입금 날짜를 다시 대표님께 물어봤더니,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대표님! 마케팅 비용이 입금되지 않아서 문의드립니다. 언제 입금될까요?"

"은행 어플 비밀번호를 잃어버렸어요. 다음 주에 드릴게요"


일을 시작하고 나서 한두 달은 입금 날에 맞춰 마케팅비가 제대로 들어왔는데 정말로 세 번째 달부터 마케팅 비용 입금 날이 늦어졌다. 꼭 빚쟁이처럼 대표님께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이었지만 자꾸 재촉하는 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당연하게 받아야 할 돈인데 왜 미안한 마음으로 요청해야 하는지. 당연히 입금되어야 할 날짜에 제대로 입금하지 않은 대표님은 사과조차 하지 않으시는데, 나는 왜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야 하는지. (이건 마치 초보 프리랜서의 비애) 






이제 이 대표님이랑 일은 그만해야 할 것 같다! 


첫 클라이언트와 이제 일을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자꾸만 늦어지는 마케팅 비용 입금 때문이었다. 정말 결정적인 이유. 내가 정당하게 일해서 번 돈을 정당하게 받지 못하는 느낌 때문이었다.


첫 클라이언트이신 대표님은 그동안 온라인 마케팅을 해드리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하셨다. 첫 페이드 광고도 돌려보시고, 단체주문도 많이 들어오셨고 최근에는 큰 가게를 입찰받으셔서 2호점까지 내셨는데, 나는 정당한 비용마저도 부탁해서 받아야 하는 마음이 지쳐만 갔다.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것이 프리랜서의 비애였던 것이다.



"지금 병원에 있어서요 오늘 밤에 줄게요."


대표님은 내가 마지막까지 일할 때까지도 돈을 제 날짜에 주지 않으셨다. 나는 업무 마지막 날까지도 대표님과 20분가량 통화하면서 앞으로 내가 그만두고 나서도 어떤 방향으로 마케팅을 하면 좋을지, 그리고 체험단 최종 리스트도 업무 날짜가 지났지만 대표님께 직접 전달해드렸다. 그래도 유종의 미를 이루고 싶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대표님은 마케팅 비용을 입금해달라는 내 전화에 그날 밤에 주신다고 약속해놓으시고, 주지 않으셨다. 그다음 날도. 



프리랜서를 하면서 뒤통수에도 눈을 달고 살아야 하나. 생각한 적이 많다. 프리랜서와의 계약도 일종의 근로계약인데 왜 당연하게 지키시지 않으실까. 다음 편은 임금체불 소송의 건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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