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성장 소설
다니던 학원이 문을 닫은 후부터 6개월간 운동을 쉬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결석을 많이 하기도 했고, 운동을 열심히 한 후엔 더욱 열심히 술을 마셨던지라 늘 상태는 제자리걸음인 듯했다. 그래도 근 7~8년은 계속 유지해왔던 운동을 쉬니 2~3개월 후부턴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짐이 느껴졌다. 늘 뻐근하고 살도 몇 킬로 더 찌고 근육은 점점 사라지고. 그리하여 작정하고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요즘 돈 들어갈 때도 너무 많아 당분간은 그냥 혼자 운동할까 고민도 했다만, 3개월 등록 시 할인 이벤트를 한다는 말에 혹해서 학원으로 달려갔다. 먹는 거 몇 번, 술 몇 번 안 마시면 될 돈인데 꼭 이럴 땐 아껴야 할 것 같은 기분. 자주 결석할 것 같은데 괜히 돈이 아깝지 않을까 싶은 걱정. 경험상 그나마 강제적으로 등록해 놓아야 하는 척이라도 하고, 돈이 아까워서라도 한 번이라도 더 나가는 노력을 하게 됨을 알기에 일단 등록하기로 했다.
건물 6층에 있다기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운동복을 입은 젊은 여자도 같은 층에 내려 학원으로 들어가길래 그녀를 졸졸 따라 들어갔다. 생각보다 꽤 넓고 선생님들도 많았다. 1:1 지도도 하고 은근 과학적인 방식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느낌이랄까.
'흠~ 괜찮은데!'
9:20분부터 수업 시작이라기에 20분 전에 도착해 등록하고 바로 수업에 들어가려 했다만, 이것저것 체형체크를 하며 상담을 해주신단다. 전신샷을 사방으로 찍어 몸의 상태를 확인하며 설명해주시더니 마사지 의자에 누워서 몸의 골격과 근육 상태 등을 매우 정밀하게 확인하셨다. 그것도 남자 청년 선생님께서.ㅋ 여기저기 땡겨보고 눌러보고 마사지받듯 관절을 맞춰보고...
요즘 한참 등이 아파서 누가 한번 눌러주면 딱 맞춰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어찌 아시고 등을 두둑~ 두둑~ 눌러주셔서 뭔가 안 맞던 뼈들이 뚝~뚝~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맞춰졌다.
'아이~ 조아라~!'
체형과 상태 점검을 끝내고는 내 몸의 상태와 필요한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참으로 친절하고도 정밀하게 알려주시는 선생님. 그런데 가격이 듣던 것과는 다르게 엄청 비쌌다. 기존에 다니던 학생들에게만 할인 이벤트 혜택이 있는 건지를 물어보며 내가 듣고 온 가격을 이야기했더니만, 그건 아마도 바로 옆집에 있는 요가 학원일 거라고...
‘아니, 대단히 큰 빌딩도 아닌데 같은 층에 비슷한 운동 학원이 2개나 있냐고...’
내가 원래 가려던 곳은 전문 요가 학원인데 이곳은 독일식 장비를 갖춘 필라테스 및 1:1 체형교정을 해주는 센터였다. 상담해주신 선생님께는 정말 너무 죄송하다는 인사를 거듭하고는, 센터의 운동복을 서둘러 벗고 나와 옆에 있는 요가 학원으로 갔다.
옆집에서 몸상태 점검과 상담이 30분 넘게 소요가 되었기에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이미 시작했고, 요가 선생님은 수업에만 열중하시느라 상담을 해주시지 않으셨다. 오늘은 기필코 운동을 시작하려 했는데 뭔가 김새는 분위기였다. 혹시나 마음이 바뀔까 싶어 등록이라도 해놓고 가려고 근처 산책을 하다 수업 끝나는 시간 10:20분에 정확히 맞춰 다시 갔더니 이미 문이 잠겨있다.
‘아... 뭐냐... 이렇게 심한 칼퇴근이라니.’ 무슨 삼고초려도 아니고, 3번은 찾아와야 등록이 되는 대단한 학원인 것일까?' 짜증이 확 밀려와 관둘까 하다 오늘은 그냥 체형과 상태 점검을 하고 살짝 마사지받은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제대로 된 상태 체크를 해주셨으니 이제 상담해주신 내용을 기본으로 내일부터 열심히 요가를 하면 되겠지.ㅋ
때론 잘못 간 길이 더 큰 해답을 줄 때가 있다. 그러기에 원하던 정답이 아니라고 실망하지 말자. 어쩌면 그 실수가, 그 오답이 지금의 당신에게 더 필요한 답일 수 있으니...
음력설도 지났는데, 새해 마음먹었던 운동 계획들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분위기도 흉흉한 요즘, 역시 건강만이 운동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힘드셔도 가끔 집에서 살금살금 스트레칭이라도 하며, 릴랙스 호흡이라도 하며, 몸 건강 마음건강 지켜가시길 바랍니다.
스트레칭과 편안한 휴식에 효능이 좋은 <유니스 황의 음악처방전> 중 Forest를 링크해 드리니, 음악 들으시며 가볍게 몸이라도 움직여보세용~ 들으시다 좋으시면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마구 해주시면 제 마음도 더욱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