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스트리밍에 환청이 들려
며칠 째 아들의 아이패드에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누나의 멜론 계정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그룹의 앨범을 실시간 스트리밍 하는 중이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꼭 당부한다. 음악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클릭해 달라고... 그렇게 해서 아이패드의 비번도 알려준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노래를 불러주면 팬이라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순위를 유지하거나 올려주는 게 노래에 대한 보답이라고 한다.
"보답도 좋지만 볼륨 1로 해 놓은 그 소리에 환청이 들릴 지경이야. 도대체 언제까지 하려고?'
"기한 없어! 그럼 아이패드를 화장실에 넣고 문을 닫을까?'라고 답한다. 멈출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너의 충성심에 졌다.
출근이 늦은 나는 아들의 부탁대로 소리가 나는지 안 나는지 종종 확인한다. 대부분은 소리가 잔잔하게 들리지만 적막이 흐를 때면 왠지 불안하다. 아니 허전하다.
적막함을 즐기는 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아니면 음악 소리에 익숙해진 걸까?
아들은 팬이라서 스트리밍으로 보답한다지만
나는 엄마라서 아들의 부탁을 들어준다.
나는 팬의 엄마로 숨은 공로자인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