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마다 고통스럽다고 여기는 다양한 이유들...
어린 시절의 불우했던 경험
학대나 방치로 인해 들쑥날쑥한 감정
사람들 사이에 파고들지 못해서 동떨어진 느낌
열심히 했는데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
점수, 등수, 합격
애써 모은 돈을 한 번에 탕진하거나
믿고 빌려주고는 못 받았을 때
일을 하고 싶은데 일을 못할 때
어디에도 돈을 빌릴 수 없어 좋은 기회를 포기해야 할 때
믿었던 연인이 나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난다거나
앞에서는 칭찬하던 친구가 뒤에서는 헐뜯는 것을 알게 될 때
다시는 안 만날 거라면서 불필요한 관계로 파국을 겪을 때
원치않는 누군가의 호의에 거절하지 못할 때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할 때
아픈 가족을 뒀을 때
부모를 먼저 보냈을 때
자녀를 먼저 보냈을 때
멀쩡할 줄 알았던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통보를 들을 때
멀쩡히 가던 길에서 숨이 멎을 것처럼 노래질 때
나만 뒤 쳐진 것 같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고치고 싶거나 없애고 싶은 습관이 반복될 때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어 끙끙 대던 중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경멸이 가득할 때
과연...
어떤 고통이 가장 아플까?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겠지만
위에 나열한 대부분의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본 바에 의하면
내가 나를 보는 눈빛이 경멸스러울 때가 아닌가 싶다.
자기를 혐오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감추고 포장하지만 스스로는 알지.
그것밖에 안된다는 것을
해도 안된다는 것을
계속 반복한다는 것을
매일 스스로를 미워한다는 것을
그래서 다른 사람을 끊임없이 찔러 댄다는 것을
남을 찔러도 아프고 남에게 찔려도 아픈 그 경멸의 시선을 고통스러워하지.
내가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지 않을 때 세상도 나를 그렇게 봅니다.
내가 나를 따뜻하게 바라볼 때 세상도 나를 저절로 그렇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