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혀 끝에서는
생의 육신이 목마르고
흐르는 시간은 달디달아서
이 세상 마지막에도
어머니는
찬물에 말아낸 밥 조기 한점
힘겹게 입으로 들어 올릴 때에도
살아야 할 허기를 찾아내지 못하였다
곡기로 가늠하는 생의 길을
하찮거나
원초적이라고 하지 마라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끙끙 앓으면서도 어머니는
깻잎 켜켜이 개면서 여름 김치를 담갔다
내일 죽을 만큼 온 힘이 우수수 빠져나가고
마른 줄기처럼 생의 수분이 말라 갈 때도
그것이 뭣이라고
냉장고를 여니
와락 덤비는 어머니의 냄새
오랫동안 숨 죽어 가던 어머니
생의 끝자락에 온 힘을 다하여 살아낸
생의 허기는 자식이 먹을
끝내 남은 신 김치 한 그릇
찬물에 밥 말아먹으며
나는 살아야겠다고
또 살아야겠다고
뜨겁게 목구멍으로 허기를 삼키면서
생각한다
생의 지엄함은 밥냄새로 끓어오르는
원초적인 허기
삼일 밤낮을 울다가 놓친 끼니 앞에
두 눈을 부릅뜬 조기 한 마리
어머니가 놓고 가신 허기
생의 시간이 대신 밀려온다
그림/문선미자작가:제목/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