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담사입니다.
어느덧 이 말을 한 지도 6년이 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 한마디 속에 내 하루가 있었고,
누군가의 분노와 불안을 함께 껴안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날그날을 버티듯 지내고,
툭 던져진 말에 마음이 휘청일 때마다
나는 말했습니다.
“감정은 그 사람의 것이야.”
“나는 내 역할을 다했어.”
“나는 상담사지만, 동시에 사람이다.”
이 글을 쓰며,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도 인사하고 싶어졌습니다.
안녕, 그동안 잘 버텨온 나.
상담사이기 전에 사람이었던 너에게,
조금은 미안하고, 조금은 자랑스러워.
나는 여전히 이 일이 어렵습니다.
누군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고,
그걸 해석하고, 삼키고, 넘겨야 하는 일.
이제야 알겠어요.
이 일은, 말하는 일이 아니라
듣고도 무너지지 않는 기술을 연습하는 일이었다는 걸요.
그래서 앞으로도 자주 무너질 거예요.
하지만 그 무너짐이 부끄럽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말 한마디 없이 울고 있을지도 모르고,
또 누군가는
고객센터에서 큰소리로 자신의 억울함을 쏟아내고 있을 겁니다.
그 모든 이야기를 맞이하는 사람이
상담사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혼자 앉아 꾹 눌러 담는 사람도,
상담사입니다.
이 글을 통해,
‘상담사도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꺼내고 싶었습니다.
화내고, 웃고, 지치고,
다시 일어나는 사람.
그러니까, 여러분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도 전화를 받습니다.
오늘도 누군가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나 자신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받지만,
언젠가는
내 목소리도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기를 바랍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브런치북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라
두서없이 써내려간 글들이 대부분이었어요.
10편을 목표로 하다 보니,
어느새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쌓여
처음 상상했던 그 ‘열 장’을 다 채웠더군요.
조금은 어설프고, 많이 부족했지만
지금 이 글들도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다음에는
오늘보다 더 정돈된 말들로,
더 솔직하고 단단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고 싶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사히 이 책을 마무리한 저에게도
조용히 수고했다고 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