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온다

2025.01.28 율이 생후 238일의 기록

by 곰곰

오늘 남편이 율이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다 봤다. 오전에는 낮잠을 내리 잔 후 거실로 나가보니 남편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했다.


"기저귀 사러 이마트 가자. 응? 응?"

눈빛에 ‘꼭’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았다.


"어, 어 그러자"


지금까지 킨도기저귀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사용했는데 낮에 착용하는 기저귀는 거의 다 사용하고 밤기저귀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러고 보니 대형마트를 율이와 함께 가는 것은 또 처음이었다. 율이가 크긴 컸나 보다. 카시트에 타도 울지 않았다. "율아!" 하고 웃으면서 부르니 율이가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장을 보고 와서는 새로 산 기저귀로 갈아주고 이유식을 먹인 후 나는 쉬러 갔다. 그 사이 남편은 율이를 놀아주다 두 번째 이유식을 먹였고 두 차례 응가도 치웠다.


방에서 한참을 쉬다 나와서 "율아" 하고 부르니 남편 곁에 맴돌던 율이가 활짝 웃어주며 나에게 바로 왔다. 남편은 "율아, 오늘 하루 종일 아빠가 다해줬는데 엄마한테 가는 거야? 서운해"라고 말했다.


며칠 전 설 연휴가 시작됐을 때 율이 삼촌이 집에 왔었다. 율이를 안고 기운 좋게 놀아주는 것부터 분유 수유, 이유식 먹이기, 기저귀 갈기, 목욕, 산책 등 모든 것이 가능해서 '만능삼촌'이라고 부른다. 그날 삼촌이 에너지 넘치게 놀아줘도 율이는 나에게 왔었다.


지난번 친정 아빠 생신 때, ‘율이 애정도 테스트’를 했었다. 가족들이 일렬로 쪼르륵 앉아있었고 각자 "율아~"라고 크게 부르며 율이의 시선을 끌었다. 율이의 최종 선택은 친정 엄마였다. 한때 친정 엄마를 보고 낯가림을 했었는데 애정도 테스트에서 선택하다니, 친정 엄마도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율이가 친정 엄마에게 가서 서운하진 않았냐고 물었다. “전혀!” 율이가 결국은 나에게 올 것임을 아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율이가 나에게 온다니 좋고 또 좋다. ‘엄마’라는 그 이유로.

율이의 엄마가 된 것이 참 좋다.


20250128.jpg 카시트를 타도 울지 않는다. 많이 컸네 우리 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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