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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Nov 01. 2020

캐나다로의 이민 결심과 커리어 결정

운명처럼 내게 다가온 도시, 밴쿠버

  



 영어를 공부하면서도 나의 ‘소울 서칭(Soul Searching: 자아 탐구)’은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어렸을 때부터 나 자신, 자아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각종 심리테스트를 섭렵하고 대학교에서 MBTI를 포함한 성격, 직업 테스트들을 받아왔지만, 여전히 ‘뭘 해 먹고살까'에 대한 답은 오리무중이었다. 영화 편집을 하고 싶어서 언론정보학과에 입학하고, 방송 관련 학과 동아리에 가입은 했지만 한국 특유의 꼰대 문화 때문인지 그 학회의 특성인지 1학년이라 카메라조차도 만지지 못하게 하는 사실에 넌더리가 난 이후, 광고 및 연극 연기를 시도해봤지만 나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패션'을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강한 충동(calling: 신의 부름)이 밀려왔다. 중고등학교 때 늘 그랬듯 습관처럼 패션 잡지를 보고 있을 때였다. 당시 다니던 학교 모퉁이에 뉴스 스탠드(Newsstand)라고 적힌 가게가 있었는데, 신문과 잡지들을 모아놓고 껌, 초콜릿 등을 파는, 한국으로 말할 것 같으면 어느 한 자영업자가 조그맣게 하는 일종의 편의점 같은 곳이었다. 어떻게 보면 10평도 되지 않는 작은 가게 하나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해 오던 나에게 ‘패션’이라는 답을 내리게 해 준 것이다.    



 사실 패션을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캐나다로 다시 넘어와서 이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처음 도착해서 도시 안팎 방방곡곡을 안 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돌아다녀봤지만 밴쿠버는 한국과 달리 패션 산업이 굉장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머릿속에서 이루어졌고, 밴쿠버의 패션계에서 내 이름을 날려봐야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품게 되었다.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주변의 눈치를 안 보고 내가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응당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난 100% 토종 한국인인 나이기에 단체 사회에 적응을 못한 건 아니었지만, 늘 ‘왜 그래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져야 속이 시원했던 반항적인 기질은 알게 모르게 군중 속의 소외감을 느끼게 했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온전히 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불만감이 나도 모르게 응축되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머리 색깔을 어떻게 바꾸건, 어떤 옷을 입건 상관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캐나다에서의 자유로움은 큰 보상이자 해방감으로 다가왔고, 캐나다로의 이민을 결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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