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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Nov 01. 2020

패션 마케팅 업무와 영어로 인한 멘탈붕괴

다시 만난 밴쿠버, 패션계에서 자리 잡기



 내가 맡은 업무는 패션쇼 및 컬렉션 런칭 파티 이벤트 준비, 모델 캐스팅 및 피팅, 마케팅 플랜 및 스케줄 관리, PR(Press Release) 보도자료 작성, 웹사이트 관리 및 블로그 업데이트 및 방송, 라디오, 온-오프라인 매거진과 블로거 들의 연락처 업데이트 및 스타일리스트 및 사진작가들에게 옷을 대여해주는 협찬 등이었다. 앞서 말했듯 밴쿠버의 패션 브랜드는 세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전무후무한 편이었기 때문에 내가 일하던 브랜드로 협찬 요청이 많이 들어오곤 했다. 



 매주 월요일은 각자 부서에서 모여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미팅이 이루어졌는데, 캐나다에서 ESL, 비즈니스 클래스 및 영업 & 마케팅(Sales & Marketing) 까지 공부하고 한국에서도 꾸준히 영어 회화를 연습해 왔지만, 캐나다인 사이에서 홀로 ‘외국인 노동자' 신세였던 나의 영어 실력은 역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내게 영어를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월요일 미팅은 고급진 영어를 사용하고자 하는 욕심과 주어진 일을 잘해내고자 하는 욕망이 점철된 나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매주 월요일이 올 때면 멘탈이 붕괴된 상태가 계속되었다. 내가 말해야 하는 차례가 올 때면 목소리가 덜덜 떨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으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를 나의 부족한 영어를 메꾸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했다. 회의 시간마다 마케팅 부서를 포함한 모든 부서에서 돌아가는 내용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고,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퇴근 후 복습하거나, 회의 중 말하고 싶었던 단어를 다시 복기해보는 식으로 단어, 문법 및 회화 연습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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