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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기록 25

우리가족의 방식,변덕의 필요성

by 꿩니

*주말에 잔뜩 벚꽃 구경을 했다. 그리고 어제오늘 버스 타고 벚꽃 길을 지날 때면 기분이 좋았다.

최근에 읽은 에세이에서 벚꽃은 많은 이들에게 적막을 깨 준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매년 보는 건데도 그 시즌이 되면 벚꽃 얘기를 주로 하게 된다.

벚꽃 봤냐 , 벚꽃 언제 필까?, 벚꽃 활착 폈더라 등등

KakaoTalk_20240402_220040315.png 작년에 그렸던 벚꽃.


*당연한 얘기지만 난 아빠를 참 많이 닮았다.

빈말을 잘 안 한다는 점이다. 사회생활로 인해 '다음에 또 봬요' '언젠가 보면 인사해요'정도는 하지만

굳이 안 해도 될 모든 상황에서는 빈말을 잘 안 한다.

내가 먼저 '다음에 진짜 보자. 다음에 맛있는 거 먹자' 한다면 찐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찐으로 다음에 볼 생각에 말하는 거니까요.

만약 사회성에 나오는 말이라면 우선 먼저 말하지 않고 '진짜'는 잘 안 붙여요 기약 없이 '어어 그래 뭐 볼 수 있음 보자' '시간 나면'이라고 한다.

가끔 보면 이걸 다 하자고? 할 정도로 공수표를 날리는 사람이 있다.

정말 사소한 거 까지 '내가 아는 ***가 있는데 진짜 좋아. 다음에 데려갈게 언제 시간 돼? 봄에 갈까나'구체적으로 말하는데 알고 보면 그냥 하는 말인 사람.

난 얼떨결에 '어어 그래 가자'(가고 싶지 않아도) 할 때면 아 내가 간다 했는데 진짜 가자 하면 어쩌지 고민할 정도로 내가 뱉은 말에 고민하는 사람이라 상극인 부류다.

앞서 말한 사회성으로 극혐 까진 아니고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하고 있지만 나와 맞진 않다고 생각한다.

(그게 그거 아닌가요? 할 수 있지만 달라요.. 싫어하진 않아요.. 그냥 안 맞는구나 하는 거...?)

생각해 보니 엄마도 이런 부분이 있고 동생도 있다.

우리 가족 모두 가지고 있는 부분일 수도.


*어제 했던 작업이 의외로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버전을 해보기로 했다.

작업이 맘에 들 때는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한 10번 중 1번? 선심 쓰면 2번?

그 외에는 더 이쁘게 잘 표현할 순 없을까 고뇌한다..

KakaoTalk_20250402_101346887.png 저만 맘에 드는 거 아니죠..ㅎㅎㅎ


*특히 잘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질감과 색감이다. 왜냐면 내가 그림 볼 때 질감과 색감이 이쁜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고뇌하면서도 재미있어하는 부분이기도 하거든.

그러다 보니 변덕을 많이 부린다. 오늘 프랑스 영화를 보고 좋았으면 그 색감 그 느낌을 내고 싶고,

우연히 유니클로 광고를 본다면 이 느낌으로 해보고 싶다.

AI시대에 웬만한 그림은 다 구현한다고 한다. 정말 맥 빠지 기고 살짝 두렵기도 하다.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변덕이 아닐까 싶다.

나 조차도 미래 내가 뭐가 꽂혔을지 모르는 변덕. 그러려면 맘껏 보고 맘껏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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