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화랑 Aug 23. 2024

<프롤로그> 프로젝트의 시작

마른 여자 살 찌우기 프로젝트 10kg 증량, 강한 체력을 위하여


'살 안 찌는 체질이라 부럽다'는 말을 평생 들어왔지만, 마른 체형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말라깽이', '나무막대기', '젓가락', '해골' 같은 수식들이 늘 따라붙었다. 이는 단순한 말이었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그 말들이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다.

특히 기억 남는 순간이 있다. 20대 때, 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난 낯선 아주머니가 내 어깨를 붙잡더니 "너무 말랐다, 살 좀 쪄야겠다."라고 말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대놓고 살찌라는 조언을 하다니, 그때의 당혹스러움과 당황스러움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사실 나도 체중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필라테스, 요가를 시작해 보기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도전하기도 했다. PT를 받아가며 트레이너의 조언을 따랐고, 심지어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운동의 기본을 배워보려고도 했다. 그러나 결국 체중 증량에 성공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체중 증가를 위한 충분한 칼로리 섭취가 부족했고, 약한 위장과 적은 식사량,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 모든 노력을 무산시켰던 것 같다. 부족한 운동량은 당연했고.


임신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살이 찔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쌍둥이를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배는 그저 볼록해졌을 뿐 체중은 크게 늘지 않았다. 출산 후에는 '임신 중에 찐 살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게 웬걸, 한 달 만에 다시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버렸다.



20대와 30대 초반에는 마르고 체력이 약해도 그저 악으로 깡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3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쌍둥이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그들의 체력이 좋아지는 만큼, 나의 체력은 급격히 저하되기 시작했다. 전업주부로 전향한 이후,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일이 점점 잦아졌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쩔쩔매는 날들이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는 체중 증가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단순히 외모를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서 말이다. 이 글을 통해 나의 체중 증가 프로젝트를 기록하며,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과 이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마른 여자가 체중을 건강하게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공유하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