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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신 Feb 19. 2022

별 헤는 밤, 별똥별을 만났습니다.

20. 골든베이의 야경


  나는 반짝반짝 작은 별보다 쟁반같이 둥근달을 좋아했다.(과거형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한 여름밤을 기준으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골에 가야지만 마주할 수 있는 희귀한 별보다 가끔 가다 하늘을 바라봐도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달이 더 맘에 들었다.


  사실 별보다 달을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친한 친구가 볼리비아에서 2년째 살고 있을 때, 친구도 보고 볼리비아 여행도 할 겸 방문했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우유니 사막에 갔다. 선셋 투어, 선라이즈 투어 모두 신청을 해서 이번 생애 다시는 없을지 모를 우유니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날, 태양만큼 빛나던 달을 보았다.



(프롬-달의 뒤편으로 와요)

달의 뒤편으로 와요

그댈 숨겨 줄게요

달의 뒤편으로 와요

둘이서 눈을 감게요​

조금 슬퍼지고 비틀대어도

아무도 모르는 곳 달의 숲으로 와 빛을 가져요

보석 같은 두 눈에 눈물이 멈출 거야


  달과 관련된 노래를 들으며 한참 동안 달빛을 바라봤다. 그날 무수히 많은 별들도 만났지만, 달이 가장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그 이후로 별빛보다 달빛에게 애정이 갔다. 하지만, 몰타에서의 한 여름밤 이후로 별빛도 달빛만큼이나 좋아하게 되었다.


  

  여름에게 처음, 중간, 끝이 있다면 중간과 끝 사이의 날쯤이었을까? 옐루와 홍콩인 친구, 페루인 친구, 아르헨티나 친구 등과 함께 골든베이에 가서 밤새 이야기도 하고 음악도 듣고 핫도그도 만들어 먹자며 만난 적이 있다. 서로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우리는 음악을 공유하며 밤을 맞이했다. 밤이 되자 근처에 큰 건물이 없는 이곳, 하늘이 별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별을 본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였다.


  

  한참을 감탄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을 봐도 별빛이 반짝거렸다. 심지어 간간히 별똥별마저 떨어졌다.  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며 소원을 빌었다.  정도 별들이면 하나쯤은  소원을 들어줄  같았다. 누워서 한참 동안 별을 바라보니 별빛이  쏟아질  같아서 잡을 준비를 해야   같았다. 쌀쌀하지만, 마음만은 포근하고 따뜻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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