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섰다.
남도로 향한 마음은 어느새,
꽃길 위.
부지런한 순례자들 몇,
꽃은 덜 여물었고,
섬진강 바람이 찼던지,
길은
소란하지도 않았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벌들만이,
바쁠 뿐
순례자에겐 바쁠 일 하나 없는
봄날은,
매화향 한 줌 담겨진 채 그대로였다.
나도 모르게,
매화향 한 줌 맘속 주머니에 담았다.
5월의 바람은 긴 대나무가지로 구름처럼 걸려있던 법학박사 학위를 따고선, 추억처럼 사진으로 담은 풍경이나 일상을 시라는 물감으로 덧칠하는 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