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빛나는 햇살과
시원한 바람과
파아란 하늘과
물들은 단풍을 두고서,
어떻게 책이 읽혀질 수 있을까?
자리에 박혀
책을 읽는 것은 가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마당이든 (한)강변이든 공원이든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가야 한다, 아니 창문만 열어도 될일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 가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5월의 바람은 긴 대나무가지로 구름처럼 걸려있던 법학박사 학위를 따고선, 추억처럼 사진으로 담은 풍경이나 일상을 시라는 물감으로 덧칠하는 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