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나 봉오리 풍선처럼 부풀다,
가을 어느날 찬 이슬 한 방울 톡 떨어질 때
화들짝 놀라 기지개 활짝 편다.
하얀 꽃이파리,
가을을 향해 여리고 흰 손가락 흔들며 바람을 잡는다.
가을 해는 아직 길고
구절초 향도 진하여
바람은 가다말고
구절초 꽃이파리에 자리를 튼다.
가을 해에 취하고,
구절초 향에도 취했다.
5월의 바람은 긴 대나무가지로 구름처럼 걸려있던 법학박사 학위를 따고선, 추억처럼 사진으로 담은 풍경이나 일상을 시라는 물감으로 덧칠하는 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