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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Nov 14. 2023

#8 지옥에서 벗어나기

내 인생 구하기

유일하게 나를 지지해 주던 사람이 곁을 떠나는 순간 모든 일상이 지옥으로 변했었다. 

말 그대로 절망적이었다.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제일 힘들었던 건 매일밤 지쳐 쓰러져 잠들기 전까지 스스로 비난하고 갉아먹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매 순간 난 지옥 속에 있었다.




9일 차

달리기와 더불어 함께 하고 있는 게 글쓰기이다.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 하지만 팬을 잡고 백지를 보면 글을 쓸 엄두가 안 났다.

백지에서 받는 그 압박감은 창의적이고 기발하여 빨리 쓰고 싶다는 욕망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것도 아닌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신기하다.

지금은 그냥 편하게 써진다. 예전처럼 온갖 부사와 형용사를 덧붙이지도 않는다. 

그냥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대로 느낌대로 써 내려간다.


생각해 보니 달리기와 글쓰기는 닮은 점이 많다. 

1. 처음 시작하기가 매우 부담스럽다는 점. 

2. 막상 시작하면 해내었다는 성취감이 크다는 점

3.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

4.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붙고 실력이 좋아진다는 점

5. 무엇보다 스스로 변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는 점.


달리기와 글쓰기를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스스로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유일하게 나를 지지해 주던 사람이 곁을 떠나는 순간 모든 일상이 지옥으로 변했었다. 

말 그대로 절망적이었다.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제일 힘들었던 건 매일밤 지쳐 쓰러져 잠들기 전까지 스스로 비난하고 갉아먹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매 순간 난 지옥 속에 있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탈출구는 있었다. 

술과 담배였다. 소주 한잔에 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내뿜으면 하얀 연기와 함께 내 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어느 날 밤 어김없이 스스로를 갉아먹던 중 생각이 났다.

2년 뒤 데리러 가기로 한 약속

더 이상 지킬 의무가 없는 약속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약속할 당시 내가 상상했던 2년뒤의 모습은 지금 모습과 달랐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압도적으로 성공한 사람’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멋졌다. 


화났다. 

자기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바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청소를 하고 이사를 했다.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기 시작했다. 

폭식을 줄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시작했으며 매일 나와의 대화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목표를 다시 세웠고 단계별 액션 플랜을 설정했다.


성취할 때마다 스스로 격려하며 박수를 쳤다. 

그렇게 서서히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를 에워싼 외부 상황이 변한 게 아니다. 

단지 상상했던 모습이 가까운 미래 내 모습이라고 확신했을 뿐이다.

확신을 가지니 모든 게 변했다. 

하루아침에 지옥에서 천국이 된건 아니지만 분명 변했다. 


이제 다음 단계를 실행해도 될 것 같다. 

내일이 다시 기대되기 시작한다.



나에게 필요한것 

1. 더 큰 상상력 

2. 나에 대한 확고한 확신 

3. 사진과 그림처럼 세밀하고 디테일한 목표를 설정한 리스트 

4. 나와 친해지기 

5. 셀프고립

6. 비전보드 

7. 노잉을 구분하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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