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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에서

일흔의 노래

by 김윤철 Feb 10. 2025

일흔이 되니 딱히 할 일이 없어

아침이면 당연한 것처럼 체육관으로 간다


이곳에선 자전거도 쇳덩이 위에서 타고

무게도 쇳덩이로 친다


쇳덩이 탓에 몇 달전부터 팔꿈치가 시원찮더니

오늘은 무리했는지 맑은 콧물을

체육관 비치 휴지로 닦았다.


오. 운. 완

신식 할배의 유행어 한 마디

오늘 운동 끝이다


샤워 전 폰을 살핀다


사진이 한 장


흰머리에 그와 어울리지 않는

잘룩한 허리와 잔근육


쇳덩이 탓이 아니다

쇳덩이는 고마운 존재

머리색깔 만큼 먹은

내 나이 탓이다


망할 놈의 세월은 

방지턱도 없이 

달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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