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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Sep 18. 2024

문제, 감정, 그리고 내 마음



우리의 인생이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첫사랑의 실패율이 높은 이유와 비슷할 것 같다.


첫사랑을 언제 겪을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이것이 사랑이구나, 첫사랑이구나!’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것이 열병처럼 빠져드는 것이든, 짝사랑에 마음을 태우는 것이든, 혹은 조용히 스스로에게 사랑의 씨앗을 심고 그것이 자라지 못한 채 말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든 말이다.


첫사랑이 실패하는 이유는, 아마도 둘 다 사랑에 미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을 받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든, 둘 다 상대를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 아닐까? 간혹 ‘첫사랑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그것은 운이 좋았거나 둘 모두가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경우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가 잘못했는가’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상황 자체를 바로잡으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 겪는 감정의 혼란에 휘말려 문제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 초보자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좋아하는 마음’을 사랑으로 여긴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주는 것이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며, 상대가 행복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친구든, 연인이든, 물건이든, 좋아하는 대상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잘해주려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하며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큰 착각이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가 내 사랑으로 인해 행복한지, 즐거운지, 마음이 따스해지는지를 살필 수 있을 때 시작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 좋아하니까 연인이다’라고 단순히 선언하는 것은 초보자의 마음일 뿐이다. 사랑은 내 행동에 대한 상대의 반응을 피드백으로 받아들여 서로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순환이다. 이 순환이 이뤄진다면, 인생은 덜 힘들 것이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행복해진다면, 그 순간 인생은 덜 힘들어진다. 그러나 각자의 감정에만 집중하다 보면 연애는 힘들어지고, 그로 인해 인생도 힘들어진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부모님께 효도를 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고맙다’고 말한다 해서 내 사랑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감사하고 행복할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마음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야 비로소 ‘고맙다’는 말이 진심으로 나온다.


이런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면, 아마 내 아이는  서른을 넘었을 것이다. 부모가 되며 하나둘씩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자식 키워봐야 안다’는 말이 왜 저주처럼 느껴졌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아이의 반응이 빠르지 않으면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아이가 정말로 행복해하는 순간을 마주할 때, 그때 비로소 모든 실패한 순간들이 보상받는다. 사랑은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닐까.


사랑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더 일찍 깨달았다면, 내 삶은 더 덜 힘들었을까? 첫사랑과 함께 하고 있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난 아마 여전히 내 감정에만 충실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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