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서 배운 한국어
주방에서 밥을 하려는데 갑자기 남편이 양반걸음으로 무언가 자신만만하게 걸어들어와선 말했다.
“나 새로운 한국어 하나 배웠어!:)”
어떤 단어이길래 저렇게 기대에 찼나 궁금했다.
“어떤 거 알았는데?”
“소오반님?”
저게 무슨 말이지?
“뭐라구?”
“소오반님? 소어반니? 숴반님? 그 단어 있잖아. 옛날에 남편을 부르는 말이라고 하던데.”
“아하! 서방님이네.”
그 옛날, 이소은님의 ‘서방님’이라는 노래를 끝으로,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 단어를 외국인 남편에게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요즘 한국애들도 잘 모르는 이 단어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물었더니
“지금 읽고 있는 웹튠에 서방님이 나와.”
라고 말하더니 한 마디 덧붙였다.
“서방님 아내 사랑해.”
한국 사람이면 오글거려서 못할 말들을, 오히려 외국인남편이라 그런지 가끔씩 서슴없이 한다. 덕분에 모든 오글거림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근데 아내랑 남편이 짝꿍말인 것처럼, 서방님도 따로 짝꿍말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