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죄수가 사형 5분 전에도 읽었던 책!

혼독 - 혼자라면, 읽을 때다 16

by 리치보이 richboy

혼독 - 혼자라면, 읽을 때다 15

2부. 혼자라면, 읽을 때다



16. 시공간의 제약을 기회로 만든 죄수의 혼독

- 백범 김구 선생과 도마 안중근 의사



감옥 생활을 대학 생활이라고 생각하며 그토록 책을 가까이 한 김 대통령이지만, 정작 사형선고를 받은 후 죽음 앞에서만은 책을 잡아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태연히 책을 읽은 위인들이 있었으니 바로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였다.

김구 선생은 젊었을 때 칼을 들고 달려드는 일본인을 살해한 죄목으로 체포 투옥된 적이 있다. 일제 치하에서 일본인을 살해했으니 사형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 이때 청년 김구가 감옥에서 초연하게 독서한 한 이야기가 자서전 <백범일지>에 담겨 있다.



"나에 대한 심문은 끝나고 판결만을 기다리는 한가한 몸이 되었다. 내가 그동안에 한 일은 독서하는 일과 죄수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나는 아버지께서 넣어 주신 <대학>을 읽고 또 읽었다.

또 감옥의 어떤 관리의 도움으로 새로운 책을 읽어서 새로운 문화에 접할 수가 있었다. 그 관리는 나를 찾아와서 구미의 문명국 이야기와 옛 사상 옛 지식만 지키고 외국을 배척만 해서는 도저히 나라를 건질 수 없다는 이야기와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을 연구하는 좋은 것은 받아들여서 우리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중국에서 발간된 책자와 국한문으로 번역된 조선 책도 주었다.


나는 언제 사형의 판결과 집행을 받을지 모르는 몸인 줄을 알면서도, 아침에 옳은 길을 듣고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이 새로운 서적에서 손을 떼지 않고 열심히 탐독하였다. 이런 책들을 읽는 동안 나는 서양이란 무엇이며 오늘날 세계의 형편이 어떻다는 것을 아는 동시에, 나 자신과 우리나라에 대한 비판도 하게 되었다. (중략)


교수대에 오를 시간이 이제 반나절 정도밖에 안 남았지만, 나는 음식이나 독서와 담화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서 교수대에 끌려 나갈 시간이 바싹바싹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성현과 동행하리라 마음먹고, 몸을 단정히 하고 앉아서 <대학>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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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죄목으로 6개월간 뤼순 감옥에서 지냈는데, 감옥에 갇혀서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책을 읽거나 글씨를 쓰며 평안하게 생활했다.


하루는 일본인 간수가 물었다. “당신은 이제 곧 사형당할 텐데 어쩌면 그렇게 태연할 수가 있소?”


그러자 안중근은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이루었기 때문에 죽음 따위는 조금도 두렵지 않소. 지금 내 마음속에는 뜻을 이룬 데 대한 기쁨으로 충만해 있소.”


일본인 간수가 또 물었다. “당신의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오?”


안중근 의사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나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것 같소('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나는 그저 책을 통해서 배우고 있을 따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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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3월 26일 오전, 사형 집행이 있기 직전,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소원은 읽던 책을 마저 읽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안 의사는 항소를 포기하고 감옥에서 <동양평화론>을 저술하며 집필이 끝날 때까지 사형집행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무시당했다.


“마지막 소원이 무엇입니까?” 사형집행인이 안중근 의사에게 물었다.


“5분만 시간을 주십시오.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무것도 남길 유언은 없으나 다만 내가 한 일은 동양평화를 위한 것이므로 한일 양국인이 일치 협력하여 동양평화의 유지를 도모할 것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분 동안 읽던 책을 다 읽고는 어머니가 직접 지어주신 수의를 입고 주위를 둘러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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