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슬로건 'Just do it'는 쾌활한 언어입니다. 실패를 걱정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합니다. 나이키는 이 말을 세상에 처음 꺼낸 1988년 그 뒤 10년 동안 스포츠 신발 점유율을 3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긍정할 수밖에 없는 수치입니다.
경상도 사람은 'Just do it'과 가깝습니다. 묵묵히 해내야 좋은 아들, 좋은 학생으로 비칩니다. 유쾌한 나이키의 슬로건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찬사는 '한다'가 아닌 '묵묵히'에 보내집니다. 잘한다고 해도 투덜댄다면, 잘하는 게 아닙니다. "까라면 까"는 우리 지역의 토속 신앙의 위치쯤 될 것 같습니다.
서울에 와보니 "까라면 까"는 경상도만 믿는 종교는 아니었습니다. 검사를 그리거나 군대가 배경인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여겼습니다. 빼거나 숨기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나눠야 할 대학에서도, 다양성이 영업 이익을 늘린다는 숱한 연구 결과에도 회사는 한 마음, 한 뜻의 '단일대오'를 매해 신년사에서 말합니다. 지금까지 12명의 대통령이 나온 우리나라에서 7명의 경상도 대통령의 통치를 받아서일까요.
자신을 다독일 때 쓰는 말과, 타인을 향해 던지는 말을 구별하려고 노력합니다. 'Just do it'은 속으로 이야기할 때 용기가 되지, 밖으로 던질 때 혹시나 이 말이 압박이 아닌지 곱씹어 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 오은영 박사님과 강형욱 훈련사님. 두 분이 돌보는 대상은 다르지만, 가르침은 같습니다. '스스로 일어서게 하라'
참아선 안 됩니다. 불같이 화를 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잘 되지 않아도 됩니다. 경상도식 'Just do it'이 뇌의 배선에 깔린 탓일까요. 요즘엔 표현을 꽤 능숙히 해내는 편입니다. 소심한 저항도 좋습니다. 그러면 문화를 뒤집는 혁명쯤은 아니어도, 나와 주변을 바꿔내는 기적쯤은 될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