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니꺼는 곧 내꺼

by 뾰족달



우리 집 귀염둥이 톰에게 별명이 있다면

그건 샘.

SAM?

아뇨, 그냥 샘.

샘이 너무 많다.


형님이 하는 건

무조건 따라 하고 보는 아우처럼

제리가 하는 건 무조건 톰도 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한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하고 본다.




음식으로 인한 알레르기 때문에 한동안

약을 발랐던 제리

톰이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당연히 다음 차례는 톰이라고 생각하는 듯.

약을 발라주는 나도

바르는 제리도 즐겁지 않지만

톰에게는 간절한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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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꼭 바르고 싶습니다!!!"




멀쩡한 어딘가 바르는 척이라도 해줘야 한다.

안 그랬다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처량하고 억울한

강아지를 만나게 된다.

그 표정을 한 번 보면

어마어마한 죄책감이 밀려온다.

내가 엄청 잘못한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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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것도 없이 미안함이 몰려온다.

해서 살짝 바르는 척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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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됐지?

가렵지도 않던 곳이 싹 나은 것 같지?



아주 흡족한 톰.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유유히 가던 길을 간다.





또 제리가 안겨있으면 톰도 안겨야 한다.

시원한 바닥에 자는 걸 좋아하지만

제리가 안겨 자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지.

분명 자리라곤 없는 비좁은 공간이었는데

바로 틈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일으킨다.

제리는 무릎 쪽으로 밀려난다.

더워도 꾹 참다가 귀가 빨갛게 되고서야

후다닥 뛰어 나간다.


어린 톰에게 그저 양보하는 제리를 보면

마음이 짠하다가도

사랑은 쟁취!

라는 것 같은

톰을 보면 귀여워서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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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서도

선인장들에게 사랑받으며 살아남을 녀석.





지난여름에는 민감한 제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배탈이 났었다.

병원에서 받아온 물약을 주사기에 넣어 먹여야 했는데

요 녀석 약 먹이기 쉽지 않다.

제리는 재빠르고

내 의도를 이미 읽었고

벌써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일단 갈증에 대비

물을 한잔 들이킨 후 시작한다.

일단 제리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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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제리가 제일 좋아하는 도망자 놀이?

조금만 놀아주고 먹이려 했는데

의도치 않게 너무 오래 걸렸다.

억울한 주인 역을 하느라 힘이 다 빠질 때쯤

겨우 도망자를 잡아서 약을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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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숨던 곳에만 숨는 제리

거기 있을 줄 알았다.

나와라, 요 녀석!




아~ 끝났다!

약을 먹인 후 무심코 뒤를 보니

다음 녀석이 준비자세로 기다리고 있다.

톰은 이미 약 먹을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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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도. 꼭. 먹고 싶습니다!!!"

아... 예...







할 수 없이 주사기를

재빨리 헹궈 물을 넣어 먹인다.

약의 흔적만 남은 깡생수를 열심히 잘 먹는다.

더 건강해지리라고 굳게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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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약도 잘 먹네~

이렇게 맛있는 걸 제리는 왜 그랬을까?

그치?


너무나 맛있게 먹는다.

품에 안고 어금니 사이로 주사기를 꾹!

뭐 그런 거 필요 없다.

젖병을 빨듯 바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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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솟지?

뭔가 건강해진 느낌이지?

톰의 눈에 성취감이 가득하다.






톰과 함께 살게 된 후

제리와 나의 오붓한 시간은 항상

톰의 방해를 받았었다.

제리를 안고 뽀뽀라도 하려 하면

어디선가 번개같이 나타나

발톱을 세워 긁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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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톰 거기 있었어?

얼른 뒤돌아서 톰을 반겨야 한다.

안 그러면 온 동네가 떠나갈 듯한 울부짖음과 함께

분노의 긁음질을 당해야 한다.

이런 질투의 화신!




[톰의 생각]

엄마도 내꺼.

이모도 내꺼.

나만의 대장님.

맛있는 거 다 내꺼.

집에 있는 모든 거 다 내꺼.




약을 먹이거나 약을 바르거나

무엇을 하든 제리에게만 해주면

톰은 왠지 서럽고 분하고 억울하다.


그 마음 잘 안다.

나는 삼 남매 중 둘째에다

매일매일 호랑이 힘이 솟는 어린이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물 좋았던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늘 뭔가 억울하던 둘째였다.

옛 사진을 보면

딱 봐도 무슨 상황인지 알게 된다.

아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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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병치레를 하던 언니와 동생은

가끔 한약을 먹었는데

그 맛없는 한약이 얼마나 먹고 싶던지.

왠지 나만 사랑을 덜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어느 날 그걸 눈치챈 엄마가

내게도 한약을 한 사발 주셨다.

쓰디쓴 그 약이 내게는 꿀맛.

사탕 따윈 필요 없어!

맛있게 잘~~ 먹었다.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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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마음이지 톰아?

억울할 것 없다.

너희들을 똑같이 사랑한다~

믿어다오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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