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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키뉴 Feb 28. 2023

위선

이거랑 저거랑 뭐가 다른 건데

Funnily enough, I am mostly vegetarian now too! I think this would be difficult in Korea, as the meat dishes there are so delicious. I say mostly vegetarian, because I don’t buy any meat for my groceries, but I might eat meat when out at a restaurant. In fact, last night my friends and I got Korean bbq to celebrate a birthday. You could guess that I ate plenty of bbq meat as a result.


Oh, you are now a vegetarian. Even if you meant you are not perfect one, I respect your effort or try.


너 베지테리언이 되었구나, 케인! 완전한 베지테리언은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그래도 너의 노력을 존중해. 그래도 삼겹살은 못 참지. 삼겹살 먹은 거 맞지?


I found a word “Flexitarian” these days. The word “Flexitarian” seems hypocritical to some people, not a few people. Being Flexitarian can be “hypocritical.” 


최근엔 '플렉시테리언'이란 말을 알게 됐어. 너도 들어 봤지?


이게 위선(hypocrisy)으로 보이는 것 같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겐 말이지. 플렉시테리언이 된다는 건 '위선'일 수 있겠어. 동물의 복지를 향상하든 기후변화를 막든 간에, 뭐라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할 테니까. 고기 안 먹는다는 사람 입에서 '그래도 달걀은 먹어요' 하는 말이 나오면 조금 우습잖아. 달걀도 고기는 고기니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말이지. 우리네 인간은 위선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 않을까. 누가 그러더라고. 인간에겐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선을 행하더라도 그 마음 한 켠에는 악이 있다는 거지. 악을 행하더라도 선이 있다고 하고.


길 한복판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다고 해 보자. 도와주고도 싶지만, 사실 그 모든 게 귀찮기도 하지. 얼른 집에 들어가서 냉장고에 얼려 둔 요구르트를 꺼내 먹어야 할 텐데 말이야. 너넨 '요거트'를 먹지만 우린 '요구르트'를 먹는단다. 아무튼. 결국 누군가는 그 귀찮은 걸 참고 그 사람을 도와줄 거야. 위선을 저지를까 두려웠다면, 마음이 오로지 선으로 가득차는 순간이 오기 전까진 그가 그렇게 할 일은 없겠지. 아주 조금의 시늉이라도 해서는 안 될 거야.


어째서 한국 사람들은 타인의 선에서 그 이면을 보려 할까? 이런 걸 궁금해하다 보니, 사람들은 나의 악에서 나의 선을 알아봐 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발견한 기분이야. '사실 악해지려면 제대로 악해지셔야죠. 그러니까 당신은 사실 선한 사람이었던 거죠.' 뭐 이런 식으로 말이지. 그렇게 보면, 앞으로 내가 할 일은 악행을 일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어. 사실 그다지 희망찬 건 아니네. '위악'이란 말을 쓰는 사람을 이제껏 본 적이 없거든. 나빠 보이면 그냥 나쁜놈이 되는 거겠지.


갑자기 선이니 악이니 하는 말에 좀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야.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하이포크러시(hypocrisy)'라 한다지, 아마? '두 얼굴을 한(two-faced)'이라고도 한다더군. 그걸 언젠가 한국 사람 중 누군가가 '위선'이라 번역했지 뭐람. '선을 가장하다', 아니면 '가짜 선'이라는 거지. 그래서 내가 혼용하고 있었던 것 같아. 이번에 영영사전을 찾아봤는데 말이야. 그 뜻이 어렵긴 했지만, 하이포크러시란 말엔 선이니 악이니 하는 건 없더라고. 하이포크러시가 위선보단 더 넓은 개념인 거 같다.


요즘 한국에서는 '아가리'란 말을 써. 속으로는, 아니면 행동으로는 안 그러지만 입으로만 그렇게 말한다는 거지. 어머! 이거 아주 하이포크러시랑 비슷한 말이잖아. 오히려 플렉시테리언에게는 위선이나 하이포크러시 따위의 말보단 아가리란 말이 더 어울릴 수도 있겠다. 가끔씩이라도 여전히 삼겹살을 먹는 이에게, '고기로 밖엔 채울 수 없는 그 아가리, 네놈은 아직도 버리질 못했구나' 하는 느낌으로 말이야. 영어로는 대충 '크레이지 마우스(crazy mouth)'라 하는 것 같은데. 그 느낌이 살진 않지만.


그나저나, 우리네 인간은 왜 일관성을 좋아할까? 앞과 뒤, 속과 겉, 뭐 이런 것들이 같아야 한다고 믿고, 그런 게 보기 좋다고 여길까? 어쩌다 그렇게 되어버렸냐 이 말이지.


By the way, It is very hard for me not to eat meat. I gave it up.


그래도 대단하네. 난 베지테리언은 못 될 거 같아. 고기 안 먹는 시늉도 해 봤지만 그냥 포기했어. 너 한국에 있을 때 나랑 멸치국수 먹은 거 기억나? 일요일 아침에 같이 축구 갔다가 먹으러 갔잖아. 그거 이름이 멸치국수야. 앤초비 누들. 때론 잔치국수라고도 하지. 파티 누들. 아무튼. 그거 요즘은 내가 직접 만들어 먹거든. 육수 팩 있으면 쉽더라고. 베지테리언 흉내를 낸답시고 언제부턴가 채수로 국물을 내기 시작했어. 그런데도 엄청 맛있더라. 채수 그거 한 달도 안 돼서 다 먹었다. 같은 걸로 다시 사려고 쿠팡에 들어갔어. 알고 보니 내가 채순줄 알고 넣은 그게 멸치 육수였네? '채수'라 검색해서 제일 위에 나오는 거 무지성으로 산 거였거든. 어쩐지…. 이래서야 어찌 베지테리언이 될 수 있겠어.


난 회도 포기할 수 없어. 나 회 엄청 좋아하거든. 작년까지만 해도 한 주에 한 번은 회를 먹은 거 같아. 너 한국에 있을 때 회 한 접시 같이 할 걸 그랬다.


One of efforts I make to live like a vegetarian is not to buy genuine leather products. …  Of course, If somebody gives me a leather product as a present, I use it. You know, it is hard to refuse.  


그래도 꽤나 오랫동안 지켜 온 게 하나 있지. 가죽 제품 사지 않기. 신발은 컨버스만 신는다거나, 벨트는 인조 가죽 제품만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야. 2017년부터 해 왔으니까 꽤 오래된 거 맞겠지? 전부터 갖고 있던 게 아니면 굳이 가죽 제품을 새로 사진 않고 있어. 그래도 누가 사 주면 잘 써. 사 주는 사람한테 그게 예의라 생각해서 그런 건지…. 아무튼 거절은 잘 못 하겠더라고.


축구화 하나 새로 사야 하는데…. 뭐, 요즘은 인조 가죽으로 된 축구화도 잘 나온다니까. 누가 축구화 좀 사 줬으면 좋겠다. 제뉴인 레더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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