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무자비하게 쌉었던 마음의 맛
엄마가 해준 된장국을 먹다가 매운 고추를 무자비하게 씹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그 매운 땡고추의 맛이 누군가를 마음속에 담궈, 미움을 우려낸 맛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된장국 속에 담긴 땡고추. 마음속에 담긴, 미처 건져내지 못한 땡고추 같은 일들에 그간 마음이 지속적으로 따끔거렸던 건지도 모른다. 처음 해본 독립, 작년부터 유난히 좁아진 병원 취업문, 오고 가는 마음속에 싸여있던 날카로운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맞았던 일들... 오랫동안 한 사람에 대한 미움을 우려내기보다는, 나에게 생기는 상황들을 그렇게 지독하도록 맵게, 오래도록 우려냈던 것 같다.
나는 제법 맵칼 하고 뜨거운 된장찌개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며, 되도록 털이 삐쭉 자라난 미운 마음을 오래도록 우리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마음을 따끔거리게 하지 않도록 항상 잘 걷어내자는 마음도 함께. 물론 그 과정에서 매운맛까지 좋아하게 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