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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이 Apr 03. 2023

아침

도쿄소비일기


주말에는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나카노 중앙 도서관에 가서 책을 뒤적이다 한국 책을 몇 권 빌려왔다. 돌아오는 길에 마루이 백화점 지하에 들러 좋아하는 영국 식빵과 제국 호텔 마가린, 커피가루도 샀다. 빌려온 책을 읽으며 아침 먹을 생각에 서둘러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창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앞집에 사는 아주머니는 오늘도 아침부터 부지런히 세탁기를 돌려 작은 테라스에 한가득 걸어두었다. 핑크색과 하늘색을 좋아하시는 모양이다. 노란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토스트기에 빵을 집어넣고 서둘러 아침잠을 씻어낸다. 뜨거운 물을 부어 천천히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커피가루를 가만히 바라본다. 나는 그저 그 시간이 좋아서, 방 한가득 머금은 커피 향이 좋아서 커피를 마시는지도 모르겠다. (커피 맛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가린을 듬뿍 바른 빵을 한 입 베어 물고, 야금야금 책을 읽다 시선이 머무는 몇 줄의 문장에 잠시 멈추어 지나간 인연에 대해 생각한다. 내일은 따뜻한 수프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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