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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와 레몬 넣은 닭도리탕, 세상에 이런 맛이...

서울|청계산입구역 <부안애서(扶安愛書)>

by 이한기 Aug 08. 2021


부안애서(扶安愛書). 전북 부안 출신인 김인숙 누님이 청계산입구역 부근에 새로 차린 음식점이다. 오픈한 지 일주일만인 어제 지인들과 함께 다녀왔다. 삼성동 <대장금>의 시그니처 '왕의 만찬', <한국수> 서초점에서 만든 유니크한 '부안 아버지의 닭도리탕'을 통해 보여준 실력으로 셰프 김인숙의 음식은 선수들이 먼저 주목한다.


'부안 아버지의 닭도리탕'은 토마토와 레몬을 넣어 일반적인 닭도리탕과는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국물이 부드러우면서 세련됐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있다. 신기한 건 토마토와 레몬이 텁텁한 맛은 누르면서도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고 조연 역할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마치 된장과 라면스프의 황금비율을 맞추면 라면 스프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느끼함을 구수함으로 바꿔주듯이. 직접 맛을 봐야 안다. 글로는 표현의 한계가 있다. 다음번에 가면 남은 국물로 만드는 리조또를 꼭 먹어봐야겠다.


국내산 질 좋은 돼지고기로 만든 돌갈비의 양념은 강하지 않아서 내 입맛에 잘 맞는다. 곱창도 그렇듯 돌판 위에서 구워진 고기는 다른 도구를 사용했을 때와는 달리 고기다움을 돋보이게 만든다. 숯불구이만큼 매력이 있다. 이날 맛을 보진 못 했지만, 김치찌개는 '행복한농장 김문조'에서 공급받는 동물북지돼지를 쓴다. 두부는 무농약 국내산. 당근 묵은지도 국내산이다.


'산전수전'은 미나리 위에 보리새우를 얹어서 만든 콜라보다. 사이즈가 작은 새우를 튀기면 맥주 안주로 안성맞춤인데, 미나리와 만나 전이 된 보리새우의 식감도 바삭해 계속 손을 잡아끈다. 눅눅하지 않아 튀긴 새우의 매력도 잃지 않았다. 막걸리와 찰떡궁합이다. 치즈계란말이와 묵사발은 이미 배빵 상태여서 다음번 방문을 기약해야 했다.


막걸리학교 문선희 국장의 손길이 닿은 주류(전통주+막걸리) 리스트도 세련됐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고은달까지 주류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깜짝 놀랐다. 막걸리는 트렌디하면서도 각자의 색깔이 명확한 것들이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이러한 음식을 장수와 지평 막걸리에만 가둬두면 억울할 뻔했는데,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 업그레이드된 마리아주를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술잔이 무려 광주요. 


'부안애서'는 청계산입구역에서 가깝고 등산로 입구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강남, 판교, 분당에서 차로 20분 안팎의 거리에 있다. 청계산을 오른 뒤 하산하면서 사람들과 즐거운 뒷풀이 시간을 갖기에 최적이다. 물론 청계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부안애서를 가기 위해 청계산에 가는 발길이 늘어날 것 같다. 음식점을 나설 때 집에 있는 가족들이 눈에 밟힌다면, 닭도리탕이나 석갈비를 포장해가는 센스.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 '부안애서' 메뉴와 가격을 알려드립니다. 주소는 서울시 서초구 청계산로 223. 오전 9시부터 문을 열며, 연중무휴.



부안 아버지의 닭도리탕|3만5000원. 토마토와 레몬 넣고 끓임. 리조또(치즈/생크림/밥) 추가 5000원, 국수사리 5000원.

돌갈비(230g0|1만5000원. 2인분부터 주문 가능. 

김치찌개|1만원. 2인분부터 주문 가능. 동물복지돼지(행복한농장 김문조), 무농약 국내산 두부, 국내산 묵은지. 조식 할인(오전 9시~10시30분) 8000원.

산전수전|1만2000원. 국내산 새우보리.

치즈계란말이|1만원.

청계산 완전묵사발|8000원. 계절과일과 묵사발의 조화.


테라 생맥주|4500원

서울의 밤 25도, 추사 40도, 고은달 52도

미희주|1만5000원

대대포 블루|7000원

문경오미자|7000원

구름을 벗삼아|7000원

김포 선호|6000원

공주 알밤|6000원

가평 잣|6000원 


#부안애서 #토마토닭도리탕 #돌갈비 #산전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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