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는 포켓몬빵 대란이 있었다. 마카로니 과자 두 봉에 포켓몬 빵 하나를 묶어놓고는 ‘전부 다 사야 함 6,500원’을 붙인 포켓몬빵 인질극을 보면서 나는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 익숙한 느낌, 이거 내가 아는 건데. 그때 불현듯 떠오른 것은 송파 일짱과의 지난 대화였다.
“이건 좋고, 저건 싫어!”
사귀기도 전에 좋고 싫음부터 따지던 내게 송파 일짱은 빵 하나로 악성 재고를 두 개씩 터는 사장처럼 말했다.
“야. 연애는 패키지야! 니가 좋아하는 것만 살 수가 없다고. 사려면 다 사야 해!”
연애나 초코롤빵이나 옛날에 맛 본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을 뿐인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내 동생은 천오백 원에 빵을 사서 빵은 먹고 띠부띠부씰은 다시 이천 원에 팔았다. 어떤 씰은 오천 원에도 팔렸다. 나는 할 수 없이 씰 없는 빵을 동생에게서 사 먹었다. 난 동네 편의점을 돌 열정도, 체력도 없지만 푼돈은 있는 어른이니까. 초코롤빵 따위 먹고 싶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예 알지도, 보이지도 않았더라면!
그 많은 편의점과 마트를 돌아도 내 빵 하나 구하기 힘든 세상. 띠부씰을 구하는 자나 빵을 구하는 나나 더 간절한 사람이 뭘 하나 포기해야 가지기가 빠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