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 괜찮은 신발 한 족이 나오기까지는 일주일이 걸린다. 벽면 가득 라스트가 진열된 큰 공방에서 멋있게 나이 든 장인이 나와 뚝딱뚝딱 신발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TV 속 명품 이야기이고, 현실은 본드 냄새 가득한 공장에서 민소매 티만 입은 선생님들이 담배를 입에 물고 작은 의자에 앉아 끊임없이 재단과 미싱을, 본드칠과 망치질을 반복하는 작업이다.
우리가 보는 아름다움의 이면은 상상보다 더 못날 때가 많다. 지천에 깔린 것들이 모두 그렇지 않을까. 하물며 과일 한 알, 쌀 한 톨도 내 손에 쥐기까지 참 고된 과정을 거쳐온다.
전에는 몰랐던, 당연하다 느낀 것들의 당연하지 않은 순간을 본다. 아름다움과 아름답지 않음의 경계를 감히 나누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