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그 소식을 들은 엄마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울며 가까이 지내던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친구의 번호가 바뀌었고, 그 후로는 연락이 끊겼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마저 낯선 여자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엄마는 그 친구가 자신과의 관계를 끝내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존심이 상한 엄마는 끝내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만이 남았다. 엄마는 종종 그 친구를 떠올리며 연락할까 고민했지만, 매번 자존심이 발목을 잡았다. ‘내가 먼저 연락하면 더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저하게 되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들려온 친구의 부고 소식에 엄마는 무너져 내렸다. 그 친구가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홀로 고통을 견디며 세상을 떠난 친구를 떠올리며 엄마는 큰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때 내가 먼저 연락을 했더라면…’ 수없이 되뇌며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인간관계에서 자존심이 얼마나 큰 벽이 될 수 있는지 깊이 느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작은 오해나 자존심 때문에 그 소중함을 놓치기 쉽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는 친구와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을 떠올리며 후회했지만,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자존심이나 작은 오해 때문에 관계를 멀리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가며, 기회는 사라진다.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전해야 한다.
이제 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자주 연락하고, 안부를 묻기로 결심했다. 작은 용기 하나가 때로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자존심을 세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