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있었던 여러 번의 마지막을 기억한다.
어느 날은 아빠가 우리를 불러다가 볶음밥을 해줬다. 아픈 몸으로. 마지막으로 해주는 밥이라고 직접 상차림까지, 작은 교자상에 엄마도 언니도 없이 어쩌다 보니 아빠랑 동생이랑 셋이 둘러앉아 그 마지막이라는 식사를 나눴다.
그 뒤로도 여러 번의 아빠 요리가 지나갔지만
그 날의 볶음밥 이후로는 “마지막 요리”같은 건 없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은 “마지막”은 어떤 기회였지만 죽음의 진하기를 묽게 만들었다.
“마지막인가”라는 순간이 몇 번을 지나가며 죽음의 무게가 내 마음에서만 가벼워져갔다.
아빠는 자주 먼 곳을 바라봤다. 몇 번을 지나며 더 이상은 “마지막”이라고 내뱉는 말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아마도 아빠에게 죽음의 진하기는 무거워졌겠지,
정말 “마지막”이 왔을 때 정말 마지막으로 아빠와 밥을 먹을 때 아빠는 “마지막”이라고 하지 않았다,
“가, 가서 네 할 일 해. 주말에 다시 보자 “라며, 그러니 어서 가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대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