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이 적으면? 변화하면서 업무처리는? 초대에 응하지 않으면?
2019. 9월 18일에 있었던 애자일 코리아 9월 밋업에서 오픈스페이스 베타를 주제로 강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초대해 주신 밋업 관계자 분들,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 날 강연에서 여러 질문을 받았기에 주요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공유해 보려 합니다. 우선 오픈스페이스, 오픈스페이스 베타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아래의 글을 먼저 읽고 와주세요
https://brunch.co.kr/@peterhan365/6
보통 오픈스페이스는 대규모의 인원에게서 의견을 청취하고, 논의하고, 방향을 정하고, 실행계획까지 잡아가는데 유용한 방법입니다. 대규모라고 말하는 인원은 대략 50명 ~ 1,000명 단위까지로 보면 되겠습니다. 많은 주제들이 동시에 자율적으로 일어나는 형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참가자가 50명 이하인 경우도 많이 있겠지요. 이런 경우에도 진행 자체는 가능합니다. (물론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요.) 오픈 스페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발제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0명이 모여 10개의 주제를 낸다면, 10개의 주제를 한꺼번에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원맨쇼를 하자는 것은 아니니까요. 따라서 10개의 주제중 3개를 오픈하여 원하는 토픽을 논의하도록 한 후, 종료되는 주제가 생기면 다른 하나를 순차적으로 오픈하는 방식을 쓸 수 있습니다. (참고로, 큰 규모인 경우도 주제가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겠지요. 이런 경우는 아예 주제별로 공간과 시간을 발제자가 지정하는 방식으로도 진행합니다. 컨퍼런스에 가면 Track 1,2,3 등으로 나누어 공간과 시간별 강연을 공지하는데, 오픈스페이스는 발제자가 포스트잇으로 공간, 시간을 공지하며, 강연이 아닌 토의를 함께하게 됩니다.) 실제로 10~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해본 결과, 발제된 주제가 내용적으로 겹쳐지기 때문에 기존 대비 60% 수준의 주제를 다루게 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5시간 내외로 진행이 가능합니다.
오픈스페이스 베타가 현업의 일을 다 희생하며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접근법이 시간을 절약해 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일단 현업 근무자가 오프라인 모임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은 180일 중 4일 입니다. (2일 짜리 오픈 스페이스 미팅 2회) 이외에는 평소에 하던 일을 합니다. 다만 오픈스페이스에서 논의했던 변화된 '업무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죠. 물론 변화를 주제로 별도의 크고 작은 모임을 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의 업무적 미팅, 교육에 쓰는 시간을 대체하게 되기도 합니다. 기존의 비효율적 미팅을 짧고 효율적으로 할수도 있고, 외부의 교육을 받는 대신 자체적인 논의를 통해 학습이 이뤄지게 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픈스페이스 베타는 변화의 과정 기간중에 코치들이 변화를 돕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실무자들은 일하다가 비효율적이라 판단되는 일에 대해 코치와, 또는 동료들과 언제든 논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정작 바빠지는 것은 리더 그룹입니다. 리더 그룹은 오픈스페이스 미팅에서 도출된 이슈들 중 전사적, 시스템적인 것을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실무자급과는 달리 간단하게 빨리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오픈 스페이스 베타를 하는 이유 자체가 '비효율을 제거하고 일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픈스페이스 베타의 실행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불편은 있을 수 있지만, 업무 자체의 절대 시간이 부족해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부터 말하자면, 한 조직을 궁극적으로 책임지는 사람 (스폰서) 의 명확한 결정이 없다면 오픈스페이스 베타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우선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업무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위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그 절박함에 기반하여 구성원들에게 초대장을 발송합니다. 그렇게 되면 60~100% 정도의 구성원이 첫 오픈스페이스 미팅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럼 나머지 0~40%의 구성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조직은 전체적인 업무 방식, 회사의 정책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물론 오픈스페이스에서 도출되었던 결과를 토대로 하겠지요. 이 과정에서 일부 구성원, 특히 초대에 응하지 않았던 이들은 '불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대에 응하지 않은 불익은 없으나 불편은 있을 수 있겠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초대에 응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일정 시점에 결정을 할수 밖에 없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동참할지, 아예 조직을 떠날지. 실제로 스마트워크로의 변화에 성공한 조직에서도 변화 방향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을 떠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떠나는 이들은 자신과 조직의 생각이 맞지 않아 떠나는 것 뿐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를 굳이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생각과 초대에 불응한 이유를 통해 변화의 위험요소를 미리 제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창훈 (Peter Han) 피터의 커뮤니케이션
“이 저작물은 CC-BY-SA-4.0으로 출간된 오픈소스 문화 기술인 ‘오픈스페이스 베타’ 에서 응용되었으며, www.OpenSpaceBeta.com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픈스페이스 베타의 원저자는 Silke Hermann , Niels Pflaeging 입니다.
This work is derived from OpenSpace Beta, and open source culture technology published under the CC-BY-SA-4.0 licensed and found here www.OpenSpaceBeta.com. Original authors of OpenSpace Beta is Silke Hermann and Niels Pflae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