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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mi May 16. 2024

[비용효율적 마케팅] 고객에게 어떤 명분을 줄 것인가

비용효율성, 그 관점의 변화

마케팅을 관통하는 키워드 "비용 효율성"


마케팅에서 결국 중요한 건 "비용 효율성"이다. 동일 비용에서의 고효율이냐, 저비용에서의 고효율이냐의 차이일 뿐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CRM 마케팅으로의 이동도 결국 "비용 효율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지금까지 "비용 효율성"은 고효율의 결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그 관점이 점차 바뀔 거라 생각한다. "고효율의 결과"에서 "효과성"으로의 변화다. 




우선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CRM 마케팅으로의 변화를 "비용 효율성" 관점에서 풀어보겠다.  


퍼포먼스 마케팅 

동일 비용 고효율 목적. 

매체별 KPI 선정(ROAS, CPA, CPI 등), 소재 AB테스트를 통한 최적화, 채널별 예산 배분 모두 비용 대비 더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한 과정이다. 


퍼포먼스 마케팅 영역에서 매체 방향성은 구글, 메타가 리드했다. 구글과 메타가 방향성을 잡으면 다른 매체들도 그에 따라 움직였다. 구글, 메타는 "머신러닝을 통한 자동화", "이미지보다 영상"을 강조했지만 결국 돈을 더 쓰는 사람이 승자인 환경을 만들었다. (퍼포먼스 마케터라면 공감할 것이다. 매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매체담당자와 이야기하면 모든 매체가 "경쟁에서 지고 있으니 돈을 더 써야 된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은 한정적이다. 지금과 같이 경제가 안 좋을수록 더더욱 그렇다. 이런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사실 퍼포먼스 마케팅에 돈을 쓰는 것에 이미 회의적인 인식이 퍼져있었다. 그 시점에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터졌고 퍼포먼스 마케팅 예산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CRM 마케팅 

저비용 고효율 목적. 

개인정보보호 방침이 CRM 마케팅 강화에 한몫했지만 코로나 이후 경제 침체로 마케팅 비용이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저비용 고효율 방식에 대한 니즈로 이어졌고 CRM이 급부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CRM은 퍼포먼스 마케팅 대비 비용을 덜 쓰면서 효율성을 잡을 수 있다. CRM은 고객이 지속적으로 구매하게끔 유도하여 LTV를 높이는 마케팅 방법론이지만 핵심은 "고객이 원하는 때 원하는 것을 줌으로써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CRM에서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인 앱 푸시는 카플친, 문자, 뉴스레터와 달리 무료로 고객의 유입 및 구매를 유도할 수 있기에 비용면에서 이점인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둘은 한계점이 있다. 일명 "고효율의 함정"이다. 


고효율의 함정 0

"숫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퍼포먼스 마케팅 사례 01]

KPI를 ROAS로 보고 동일한 목적(구매 전환)의 캠페인이라 가정하고 성과를 비교해 보겠다. 

위 표만 보면 B매체의 성과가 좋아 보인다. 그러나 다른 지표를 추가해 보면 어떨까. 

*CAC(신규 구매고객 기준) 


신규 구매고객 획득 비용(CAC) 기준으로 A매체 효율이 더 높다. (좀 극단적이지만) B매체가 리워드 매체라면? 3개월 기준 리텐션 수치가 A매체 대비 현저히 낮을 가능성이 높다.  


[CRM 캠페인 사례 02]

패션플랫폼에서 신규 카테고리(키즈, 골프)를 확장하였고 해당 카테고리 구매고객 타깃 크로스셀링 목적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가정해 보겠다. 


결과만 보면 A그룹 성과가 좋아 보인다. 


그런데 구매고객의 고객id(or external ID)를 내부 구매데이터와 매칭해 보니 A그룹(키즈 카테고리 구매고객)의 80%는 키즈 상품을, B그룹(골프 카테고리 구매고객)의 80%는 다른 카테고리 상품을 구매했다면 어떨까. A그룹 결과가 좋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고효율의 함정 02

그래서 매출은? 


마케팅 캠페인에서 효율이 아닌 효과(예: 기획전 혹은 프로모션 전체 매출 기여도)를 파악해 보면 생각보다 미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획전 매출 증대를 목표로 CRM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가정하자. MZ 선호 브랜드 론칭 기념 기획전으로 MZ 연령대 고객 중 해당 브랜드와 비슷한 브랜드를 찜한 고객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고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가정해 보겠다. 


A그룹 구매전환율 6.5%
Control 그룹 구매전환율 2.2% 


Control 그룹(organic 그룹) 대비 4%p 이상 높은 구매전환율을 보였고 다른 캠페인은 평균 3~4% 구매전환율이 나온다면 해당 캠페인이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캠페인이 기획전 매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확인해 보면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1) 고객 평균 객단가: 10만 원 

2) A그룹 구매전환율-Control 그룹 구매전환율(6.5-2.2): 4.3%

3) 기획전 방문(유입) 고객: 180명

4) 기획전 전체 구매자 수: 100명


*기획전 전체 매출: 10,000,000원 

*CRM 캠페인을 통한 매출(4.3%*180*10만원): 774,000원


기획전 전체 매출 중 CRM 캠페인 매출 기여도 7.7% 


이제는 효과성을 따져야 할 때 


이렇듯 "비용 효율성"을 고효율의 결과 관점으로만 보면 파편적 성과에만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바로 "효과성"에 대한 부분이다. 


[효과성 예시]

쿠폰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할인을 얼마나 해야 효과적일까 

리뉴얼한 멤버십의 효과는 어느 정도 일까 


여기서 효과성이란 거시적 성과나 목표를 말한다.   


비용 효율성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이나 수단 

 >단기적인 결과, 비용 절감, 경제성, 생산성 향상 


비용 효과성 

장기적인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집중 

 >장기적 성과, 성과 중심 


생각 외로 효과성을 크게 염두하지 않고 실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효과성을 따질 수 있냐 없냐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단순 지출에 그칠 수도 있다. 


아래 2가지 예시로 설명해 보겠다. 


1. 비수기 시즌인 1월, 매출 하락 방어를 위해 쿠폰율을 5%p 상향하자
2. 3등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첫구매 쿠폰율을 5%p 상향하자


둘 다 똑같이 쿠폰율을 상향하지만 결과는 달라진다. 


(1번 결과)

쿠폰율을 상향으로 쿠폰 비용을 전월 대비 2배 썼다고 하자. 매출도 그만큼 올랐을까. 비용을 2배 쓴다고 매출도 2배 오르지 않는 게 문제다. 매출이 올랐다 할지라도 그만큼 쓴 비용이 올랐기 때문에 순수익은 오히려 줄어든다. 


(2번 결과) 

갑자기 웬 3등급 고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아래 가정을 달겠다. 


(가정 1)
다섯 등급으로 구분된 멤버십에서 5등급 고객(6개월 간 가입 후 미구매 고객)보다 3등급 고객(6개월 간 60만 원 이상 구매)의 등급 유지율이 높다. (1,2등급은 VIP로 분류되어 VIP 전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정 2)
재구매/신규 구매고객 각각 금액대별 고객 수 비중을 비교했을 때 신규 구매고객이 재구매고객보다 60만 원대 이상 비중이 10%p 높다. (전체 평균 객단가는 20만 원대, 60만 원대 이상은 높은 금액대로 분류) 

(가정 3)
월 전체 구매고객 중 신규 구매고객과 재구매 고객 비율은 7:3이다. 


쿠폰율을 상향하여 높은 금액대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메리트를 준다. 


이를 통해 3등급 고객 비중을 늘린다. 

(3등급 고객은 타 등급대비 강급/승급에 더 예민하여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높으며 고객당 평균 LTV도 높은 편) 

쿠폰 비용을 더 쓰지만 그만큼 충성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쉬운 이해를 위해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1번은 100만 원 비용을 지출하여 20만 원만 쓰고 이탈할 고객 10명

2번은 100만 원 비용을 지출하여 3개월 동안 100만 원 쓸 고객 5명을 데려온 것이다.


둘 다 똑같이 돈을 쓰는데 확연히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1번은 결과적으로 비용은 비용대로 더 지출하지만 순수익 감소로 이어졌고 2번은 비용을 쓰는 만큼 잠재적인 충성고객을 확보하게 되었다. 


비용 효율성, 관점의 변화


퍼포먼스, CRM 그다음은 뭘까. AI인가, 브랜딩인가, 콘텐츠인가... 


애초에 이런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본질은 "비용 효율성"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비용 효율성"에 대한 관점 변화가 마케팅 흐름을 바꾸고 마케터의 역할도 바꿀 것이다. (이건 별도 글로 자세히 다루겠다.) 


앞으로 쓸 글에서 "비용효율성"의 관점, 기존 관점(고효율의 결과)이 아닌 효과성에 초점을 맞춰 상품, 할인, 멤버십 등의 여러 마케팅 전략을 하나하나 뜯어보려 한다.


중요한 건 고객에게 구매 명분을 주는 것


마지막으로 "비용 효율성"을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고객에게 어떤 구매 명분을 줄 것이냐"다. 효율성, 효과성을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 인가 싶다. 그런데 생뚱맞게도 이것이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고객은 가격에 민감하고 최저가에 맞춰 상품을 제공하면 잘 팔릴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최저가여야만 할까? 적시에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제공한다면 꼭 최저가가 아니더라도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명분을 만들 수 있다. 


어떤 업종이든 중요한 건 "인문학적 사고"란 것을 실감하는 바이다. "중요한 건 고객에게 구매 명분을 주는 것" 이것을 생각하면 최저가에만 매몰되지 않을 수 있고 가격, 상품 구성, 멤버십 혜택도 다른 관점으로 고민해 볼 수 있다. "비용 절감"(비용 축소가 아니다.)과 "효과성" 관점이다. 


최저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고객의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선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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