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워진 날

by 피터팬


한밤, 도시 전체가 숨을 죽였다.

수많은 불빛이 켜진 창문 너머로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저녁을 보내던 그때,
어디선가 거대한 재난이,
누군가의 손길로 조용히 일어났다.


비상등이 깜박이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구급차와 경찰차의 행렬이
순식간에 거리의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방송국의 뉴스룸, 병원의 응급실,
그리고 정부 청사 깊은 곳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실핏줄처럼 번졌다.


그러나 새벽이 오기도 전에
누군가의 명령이 내려졌다.
현장은 봉쇄되고,
기록은 삭제되었으며,
수많은 진실들이 “불가항력의 사고”라는
단 한 줄 문장으로 바뀌었다.


공식 기록 속 그날은
존재하지 않았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아무도 묻지 않았다.


도시와 사회,
그리고 그 위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
진실은 그렇게,
밤의 어둠 속으로 완벽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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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