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값은 보너스
항상 무언가를 원하는 듯한 코짱이의 얼굴.
늘 심술이 난 듯한 초코의 얼굴.
출근 전, 현관 앞에 선 나를
묘하게 흘겨보던 그 눈빛이 떠오른다.
‘또 나가?’
‘언제 오는데?’
‘밥은 제대로 챙겨놨겠지?’
묻지도 않았는데 표정으로 다 말하는 두 마리.
나는 그 얼굴을 보면서도 아무 말 못 한 채,
문을 닫고 나왔다.
사무실에 도착해
따뜻한 커피를 놓고 앉으면 문득 생각난다.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코짱이는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을까?
초코는 냥발로 물그릇을 톡 치고 있을지도.
아니면 또 둘이서
누가 밥 먼저 먹었냐고 투닥거리고 있을까?
‘그럴 리 없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괜히 마음이 간다.
말도 안 통하는 녀석들인데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른다.
코짱이는 당당하고 느긋하다.
초코는 예민하고 야무지다.
표정도 행동도 참 다르지만
둘 다, 내가 없는 시간에도
이 집을 지키고 있는 가족이다.
가끔은 말을 안 듣고,
청소해 놓은 화장실 모래를 발로 걷어내고,
탁자 위에 올라가 컵을 밀어버리는 반항도 하지만
그런 너희가 없으면
이 집은 참 조용하고, 텅 빈다.
때론 집사를 하인 취급하고,
눈빛 하나로 명령을 내리는 너희지만
그래도 나는 나간다.
우리 냥이들을 위해,
오늘도 사료값을 벌러.
ps:
코짱아 초코야 아빠 말 잘 들으면 맛있는 간식 많이 사줄께!
말은 없지만, 다 통한다.
출근은 내가 할게.
넌 그 자리만 지켜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