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하자! 코짱아
예전의 코짱이는 참 가벼웠다.
몸도, 마음도.
밥그릇 옆에 있어도 조용했고,
정해진 만큼만 먹고는 뒷걸음질로 나를 불렀다.
그 조그맣던 녀석이
창문 틈 햇살을 따라 점프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런 코짱이가,
중성화를 한 뒤로 달라졌다.
움직임은 줄고,
놀아달라는 눈빛도 사라지고,
대신 밥그릇을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정량에 익숙했던 아이가
이제는 조금만 덜 줘도 서운하다는 듯
울음을 흘린다.
“집사, 이건 너무하잖아.”
그런 표정이다.
조금씩 늘려온 밥의 양,
하나둘 내어주던 간식들,
어느새 코짱이 몸무게는
10kg에 가까워졌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렇게 큰 고양이는 처음봐요.”
“강아지인줄 알았어요.”
“혹시 임신했어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젓지만
그 말들이 코짱이에게 들릴까봐,
괜히 귀를 한번 쓰다듬는다.
초코처럼 뛰놀면 좋겠지만
코짱이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뒹굴뒹굴, 내 곁을 맴돌며
먹을 것 없나 눈치 보는 게
하루의 대부분이 되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면 가끔,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코짱이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마음이 허전한 걸까?
내가 바빠서,
놀아주는 시간이 줄어서,
자기도 모르게 먹는 걸로 마음을 채우는 건 아닐까.
PS.
코짱아.
네 마음도, 건강도다 챙겨주고 싶은 집사가
오늘부터는 조금 더 단호해질게.
그러니까...
우리, 오늘부터 스타르타다!!
밥 앞에선 누구보다 진지하고,
다이어트 앞에선 누구보다 흔들리는,
우리 집 묵직한 행복, 코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