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던 하룻밤을 견디게 해준 아이의 사랑

작은 아이의 큰 존재감

by 행복수집가

내가 주말에 장염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장염에 걸려본 건 살면서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염이 이렇게 힘든 것이라는 것을 체험하면서, 아파서 누워 있는데 ‘아, 살려주세요’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저녁 내내 화장실을 쉴 새 없이 갔다. 이날이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남편은 저녁 근무라 집에 없었고 나와 아이만 있었다. 남편은 아픈 나를 걱정하며 응급실에 가보라고 했는데, 아프고 힘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는 것조차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일단 상태 보고 내일 아침에 병원에 가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니 점점 통증도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침까지 버티다가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몸이 아픈 상태로 아이를 재우려고 방에 들어가서 우리는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같이 누워 있는데, 배가 아프다는 나에게 아이가 “걱정 마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라는 노래를 여러 번 불러주었다.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인 것 같은데 엄마를 도와주고 싶거나, 내가 무언가로 힘들어 보이면 수지가 종종 이 노래를 불러주면서 나를 웃게 했었다.


배가 아파 힘든 이 날 밤에도 수지는 이 노래를 불러 주었다. 수지는 노래를 몇 번 불러주고 나서 “엄마 이제 배 안 아프지?”라고 물어봤다. 내 배는 여전히 아팠지만 엄마가 안 아프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열심히 노래를 부른 수지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아프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응, 수지가 노래 불러주니까 엄마 안 아파, 고마워 수지야”라고 말했다. 내 말에 수지는 배시시 웃으며 그제야 마음이 놓였는지 편하게 잠이 들었다.




아픈 나를 걱정하고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담긴 노래에 내 마음이 위로받고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아픈 엄마를 위해 “걱정 마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라는 노래를 계속 불러주는 아이의 따뜻한 사랑이 아팠던 이 날 밤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아플 때 내가 혼자가 아니라
내 옆에 나를 사랑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굉장한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 존재가 작은 아이일지라도,
이 작은 아이가 주는 따뜻한 사랑은
나를 감싸고 안아주며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아이가 불러주는 노래에 잠시 기댈 수 있었다.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 란 그 노래가 내가 편히 누워 쉴 수 있는 마음에 이불을 깔아주는 느낌이었다.


이 날 밤, 아이가 잠들고 나서 나는 몇 시간동안 잠도 잘 못 자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화장실 가는 것을 멈추고 잠시라도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엔 병원을 가서 수액을 맞고 약을 받아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하룻밤을 아팠다. 그 하루가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아픈 나에게는 한 시간이 하루 같던 힘든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힘든 시간 동안 내 곁에서 날 응원하며 지켜주던 아이가 있어서 힘듦이 모든 걸 삼킨 것이 아니라, 그 와중에도 아이를 보며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엄마를 생각해 주는 아이가 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한 값진 시간이었다.


존재만으로 소중하다는 것,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운 마음, 이런 마음을 느낄 때마다 내 마음의 온도가 더 높아진다. 따뜻한 사랑으로 채워지는 마음을 느낄 때마다 행복하다.


아프고 힘들어도, 사랑의 온도가 식지 않고 내 마음을 지켜주었다. 아플 때일수록 이 사랑은 더 따스하게 다가온다. 아프고 힘들수록 사랑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몸은 아팠지만 이 사랑의 힘을 경험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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