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으로 이기는 몸살
아이가 졸업을 하고 이틀 방학이었다. 방학 이튿날 수지는 아빠와 함께 시골 할아버지 댁에 다녀왔다.
난 그날 출근을 했는데, 전 날 감기 기운이 살짝 있더니 몸살이 왔다. 갑자기 몸살을 직격타로 맞아서, 4시에 조퇴를 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침대에 장판을 켜고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오한으로 몸이 너무 추워서 이불을 덮고, 담요도 몸에 둘렀다. 그리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다.
몸이 아프니 푹 잠들지 못하고, 중간중간 깼다가 다시 잠들고를 반복했다. 갑자기 세게 찾아온 몸살을 이길 힘이 없었다.
약을 먹고 오늘 저녁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앓아누워 있었는데, 시골에 갔던 남편과 수지가 돌아왔다.
집에 들어온 수지는 바로 엄마부터 찾았다. “엄마!” 하고 부르는데 나는 그 소리를 듣고도 대답할 힘이 없었다. 수지가 나를 3번 정도 불렀을 때 겨우 대답했다. 수지는 내 목소리를 듣고 내가 있는 방으로 왔다.
수지는 나에게 보여주려고 손에 들고 있었던 알 모양 장난감을 꺼내 보이며 좋아했다. 그런 수지를 보며 나도 살짝 웃음 지었다.
그리고 수지에게 “수지야 엄마가 아파.”라고 말했다,
수지는 나에게 “나 엄마 안아줄 거야. 이제 안 아플 거야”라고 하며 안아주었다.
수지가 날 안아줄 때 여전히 몸에 힘은 없는데, 힘이 나는 것만 같았다. 아이의 말에 담긴 사랑에 감동이 밀려와 내 아픈 몸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것 같았다.
내가 아플 때 특효약은 수지의 사랑스러움인 것 같다. 힘이 없어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도 아이의 사랑이 나를 일으킨다. 몸이 아파 마음에 힘도 잃어가는 순간에 아이의 말이 내 마음에 새로운 힘을 준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끙끙 앓으며 누워 있었는데, 수지가 내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고 아픈데 행복함을 느끼게 한다.
나를 안아준 후로도 수지는 아픈 엄마를 위해 이것저것 가져오며 나를 챙겼다.
“엄마 이거 먹으면 안아픈 젤리야. 이거 안아프게 하는 사탕이야. 이거 엄마 안아프게 하는거야” 라고 하며 젤리, 사탕, 장난감을 주었다.
그리고 시골에 갔다가 할머니에게서 받은 용돈을 나에게 주며 “엄마 이거 안아프게 하는 돈이야” 라고 하며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나에게 주었다.
내가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귀엽고 정성스럽게 담아 주었다.
늘 건강한 엄마로 있고 싶은데 이렇게 종종 아이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는게 마음이 편하진 않다. 그런데 내가 아플 때마다 엄마가 낫길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받는 건 참 좋다.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이뻐서 내 안에 오래도록 담아두고 싶다.
수지의 사랑을 받은 덕분인지, 이 날 밤에 푹 자고 다음날엔 몸살기운은 거의 사라졌다. 다행히 조금 더 괜찮아진 컨디션으로 오늘 하루를 수지와 잘 보낼 수 있었다.
아플 때 특효약은 사랑인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이 있으면
어떻게든 그 아픔을 이겨낼 힘이 난다.
사랑의 힘이 아픔을 이긴다.
수지가 나에게 안아플거라고 준 귀여운 약들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수지는 아픔을 낫게해주는 힘 뿐만 아니라, 귀여운 행복까지 안겨주었다.
내 아이는 정말 천사로 나에게 왔나보다.